시흥시민축구단 유소년팀 감독 선임 '내홍'… 집단 탈퇴 현실화

학부모 회비 사용 투명성 문제도 제기
집단 탈퇴 움직임… 정상 운영 ‘차질’

시흥시민축구단 유소년팀 운영에 반발하는 학부모들이 지난해 12월26일 시흥시청 앞에서 항의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김형수기자
시흥시민축구단 유소년팀 운영에 반발하는 학부모들이 지난해 12월26일 시흥시청 앞에서 항의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김형수기자

 

시흥시 보조금으로 운영 중인 시흥시민축구단이 유소년팀 감독 선임과 학부모들이 낸 회비 사용의 투명성 문제를 놓고 구단·학부모 간 내홍에 휩싸였다.

 

급기야 학부모들이 시청 앞에서 피켓 시위를 벌이는 등 집단적인 팀 이탈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어 앞으로 축구단 정상 운영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 우려되고 있다.

 

8일 시와 시흥시민축구단(이하 축구단), 유소년팀 학부모 등에 따르면 축구단과 학부모들은 2023년부터 감독 선임 및 축구단 운영 문제를 놓고 대립해 왔다. 사정이 이렇자 시의회도 올해 축구단 유소년팀 예산 4천400여만원(36%)를 감액했다.

 

축구단이 지난해 말 유소년팀 감독을 계약기간 만료를 이유로 재계약하지 않고 공개채용 절차를 통해 구단 내부 K-3코치를 유소년팀 감독으로 선임하자 기존 감독의 연장계약을 요구하던 학부모들과 갈등이 불거졌다.

 

구단 측은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계약기간이 만료된 감독을 해임하고 공채를 통해 신임 감독을 내정해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학부모들은 “K-3코치를 유소년팀 감독으로 미리 내정하고 형식적인 절차만 거쳐 감독으로 임명한 게 아니냐”며 반발하고 있다.

 

양측이 대립하면서 정원 40명이 넘던 유소년팀은 기존 회원 20여명이 탈퇴하면서 신규 모집 인원을 포함해 10명 정도만 남아 사실상 운영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이뿐만 아니라 학부모들이 낸 회비 사용의 투명성 문제를 놓고도 서로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학부모 대표 A씨는 “입단 시 회비(월 50만원) 납부에 동의했지만 현재까지 납부한 회비 1억8천700여만원이 어떻게 쓰이는지 구단이 공개를 거부하다 최근 문제를 제기하자 가정통신문 형식으로 일괄적으로 보내왔다. 회비 운영에 투명성이 담보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학부모 대표들은 “축구단 대표가 학부모들이 있는데서 ‘시 지원금 증액이 안 될 수도 있다. 감독 경질에 동의하면 보조금을 증액해 주겠다’고 말했다”며 “간담회 과정에서 학부모들의 휴대폰을 다 끄라고 하는 등 비민주적 운영으로 일관했다”고 말했다.

 

박상호 축구단 대표는 “시민의 세금이 한 푼도 허투루 쓰이지 않는 것을 목표로 구단을 운영해 왔다”며 “학부모들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려고 했지만 하지 않은 말을 했다고 하면 명예훼손으로 법적 조치를 취하는 방법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시가 직접 나서 판단할 수 있는 부분이 제한적인 게 사실이지만 양측이 원활하게 문제를 풀어 갈 수 있도록 적극 나서겠다”고 해명했다.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