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우리 동네 아동보호전문기관 찾기

조은승 수원아동보호전문기관장

image

아동학대라는 말은 언론 보도나 주변에서 많이 접한다. 아동학대가 의심되면 112로 신고하고 경찰이 조사한다는 기본적인 정보는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동보호전문기관이 어떤 역할을 하는 곳인지,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는 잘 모르는 분이 많다.

 

지난해 11월 기준 아동보호전문기관은 전국 시·군·구에 96개소가 설치돼 있고 1천550여명의 전문상담원이 배치돼 있다. 경기도에는 전국 인구의 4분의 1이 거주하는 만큼 25개소가 운영되고 있다. 필자가 근무하는 곳은 수원특례시에 있는 ‘수원아동보호전문기관’으로 120만 인구의 도시 내 아동과 가족을 지원하고 있다. 본 기관은 수원화성행궁과 방화수류정 사이에 자리 잡고 있어 쉽게 방문할 수 있다.

 

아동보호전문기관은 학대받은 아동과 그 가정의 회복을 돕는 곳이다. 정신적·물질적 복지 서비스를 직접 제공하거나 지역 자원을 연계해 지원하며 재학대 방지를 위해 피해 아동의 안전을 점검하고 가족 구성원이 건강한 가정생활을 할 수 있도록 상담 및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곳에서 근무하는 상담원들은 사회복지와 상담을 공부한 아동학대 상담 전문 인력이다.

 

과거와 현재를 비교하면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역할은 큰 변화를 겪어 왔다. 2020년 10월 전까지는 아동보호전문기관이 직접 아동학대 신고를 받고 현장조사와 상담까지 모두 수행해 왔다. 이로 인해 민간인의 신분으로 밤낮없이 출동해야 했으며 학대행위자로부터 민원을 받는 일이 많았다. 현재는 경찰이 현장조사를 담당하고 아동보호전문기관은 피해 아동과 가족을 대상으로 상담과 지원 업무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아동학대가 주로 가정 내에서 발생하는 특성상 외부 개입에 대한 거부와 저항은 여전하다. 많은 가정이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상담과 서비스를 ‘간섭’으로 받아들이며 거부하기도 한다.

 

아동학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아동학대는 더 이상 가정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사회와 국가가 함께 해결해야 할 사회적 과제로 받아들여야 한다. 아동보호전문기관도 학대 사건 발생 후에만 개입하는 곳에서 벗어나 몸에 이상이 있으면 병원을 찾듯 부모와 자녀가 도움이 필요할 때 언제든 이용할 수 있는 상담기관으로 변화해야 한다.

 

수원아동보호전문기관은 수원시 부모라면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기관이 되고자 한다. 자녀 양육의 어려움, 부부 갈등, 경제적 문제, 질병 등 다양한 이유로 힘들어하는 부모님들에게 위로와 힘이 되는 안식처가 되기를 희망한다.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