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일상 속 보훈의 첫걸음

손애진 경기동부보훈지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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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의 품격은 그 나라가 누구를 어떻게 기억하느냐에 달려 있다. ‘일상 속 살아 있는 보훈, 모두의 보훈’이라는 슬로건 하에 8월29일 국가보훈부에서 출범한 ‘모두의 보훈 아너스클럽’이 바로 이 국가의 품격을 한 단계 높이기 위한 의미 있는 시도다.

 

올해 국가보훈부 창설 제63주년을 맞아 63명의 위원으로 출발한 아너스클럽은 국가를 위해 헌신한 분들의 숭고한 정신을 기억·선양하고 이를 토대로 국민 통합과 국가 발전에 이바지하는 국가보훈의 기본이념을 구현하기 위해 ‘일상 속 살아 있는 보훈문화’를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아너스클럽의 다양한 구성원이다. 사회 각계각층의 인사들부터 보훈가족, 그리고 일상에서 제복근무자를 향한 따뜻한 마음을 전한 학생들까지. 이 모임은 보훈이 특정 구성원만의 관심사가 아닌 우리 모두의 것임을 보여준다. 또 94세 영국 참전용사인 콜린 태커리 옹, 밴플리트재단 이사장 조지프 매크리스천 주니어 등 해외 인사들의 참여는 보훈의 가치가 국경을 넘어 인류 보편의 가치임을 일깨워준다.

 

이들은 앞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자발적인 재능기부를 통해 ‘보훈문화 조성과 확산’을 위한 지속적인 활동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며 이는 시민사회가 주도하는 보훈문화 조성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보훈제도와 국민들 사이에 보훈문화가 깊이 뿌리내린 미국에서는 군인과 마주치면 “Thank you for your service(당신의 노고에 감사한다)”라는 말을 건네는 것이 자연스러운 문화다. 호주, 캐나다 등 주요 선진국도 마찬가지다. 이처럼 일상적인 삶 속에서 자연스럽게 실천되는 보훈문화야말로 진정한 보훈의 완성이다.

 

보훈은 이념과 세대, 지역과 계층을 초월하는 가치다. 국가를 위해 헌신한 이들을 기억하고 예우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도덕적 의무이자 미래 세대에게 물려줄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보훈문화를 뿌리내리기 위한 ‘모두의 보훈 아너스클럽’의 활동은 지역사회 특성에 맞게 간담회, 실천안 논의를 거쳐 각종 지역 행사 및 봉사단체와 연합해 펼쳐지고 있다. 모두의 보훈 아너스클럽의 진정한 성공은 이 움직임이 전 국민적인 공감대를 형성하고 더 많은 시민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어질 때 가능하며 이제 막 첫발을 뗀 아너스클럽이 우리 사회에 진정한 보훈문화가 뿌리내리는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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