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선수 트레이너 시대

성기석 경희대 체육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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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경기 현장에서 선수의 부상 예방과 보호를 담당하는 선수 트레이너(ATC·Athletic Trainer Certified)가 우리나라에서도 전문 직업군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ATC 제도의 본고장인 미국에서는 1950년 NATA(National Athletic Trainers Association)가 설립돼 수많은 ATC를 배출하며 전국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스포츠 강국임에도 불구하고 선수 트레이너 제도가 아직 완전히 정착되지 않은 게 현실이다. 그러나 선수들과 관계자들의 인식이 점차 변화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다.

 

선수 트레이너는 제24회 서울 올림픽을 앞둔 1987년, 미국의 AT 프로그램이 국내에 소개되면서 처음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후 교육을 받은 이들이 올림픽 의무 요원으로 참가해 성실히 임무를 수행했으나 제도는 제대로 이어지지 못했다.

 

올림픽 이후 우리나라는 엘리트체육뿐만 아니라 생활체육이 활성화되면서 다양한 레저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이 많아졌다. 이에 따라 운동으로 인한 부상도 증가했으며, 건강을 위해 시작한 운동이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사례도 흔히 볼 수 있다.

 

선수나 지도자는 부상을 극복하지 못하면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들의 인터뷰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부상에 대한 언급은 선수 관리와 보호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부상 관리를 철저히 하고 제도를 정착시키기 위해 모든 이가 더욱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선수 보호와 경기력 향상을 위해 선수 트레이너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사실은 많은 대학의 변화에서 확인할 수 있다. 최근 20개 이상의 대학이 학과 명칭을 스포츠 재활학과 또는 건강 재활학과로 변경했다는 점이 그 예다.

 

현재도 많은 선수가 세계 무대에서 좋은 성과를 내며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고 있는 가운데 그들의 뒤에는 묵묵히 제 역할을 다하는 선수 트레이너들이 있다. ‘최고의 선수 트레이너가 최고의 선수를 만든다’는 말처럼 이제 그들의 역할에 더 많은 기대를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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