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위험기상에 활약하는 기상관측차량

장동언 기상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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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에서는 날씨를 관측하기 위한 다양한 기상관측장비를 운영 중이다. 기상관측장비로는 지상에서 기상을 관측하기 위한 종관기상관측장비(ASOS)와 방재기상관측장비(AWS), 대기 상층부의 기상을 관측하기 위한 레윈존데와 연직바람관측장비, 강수 상태를 폭넓게 관측하기 위한 기상레이더, 우주에서 구름을 비롯한 다양한 요소를 관측하기 위한 기상위성 등이 있다.

 

기상관측장비는 대개 한 지점에 고정된 상태로 운영되는 고정형 장비다. 그러나 모든 지역에 관측장비를 설치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따라서 관측 공백 지역이 생길 수밖에 없다. 하지만 대기의 하층부터 상층부를 연직으로 관측하는 고층기상관측은 날씨예보의 정확한 예측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자료다. 이러한 관측 공백 지역을 보완하기 위해 기상청에서는 기상관측차량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기상관측차량은 AWS를 차량에 부착해 지상기상관측을, 레윈존데를 탑재하고 고층기상관측을 수행할 수 있으며 상황에 따라 필요한 지역에 출동해 관측을 실시하고 있다.

 

그렇다면 기상관측차량은 주로 어떤 상황에 출동할까. 위험기상이 예상될 때는 보다 정확히 예측할 필요성이 있다. 위험기상이 어느 지역에 영향을 줄지, 당초 예상보다 강해질지 등을 파악하려면 더욱 상세한 관측자료가 필요하다. 그리고 이러한 관측자료로는 지상의 자료도 중요하지만 대기 하층부터 상층부까지 연직으로 관측된 기상관측자료가 꼭 필요하다. 현재 기상청에서 레윈존데를 사용해 고층기상관측을 수행하는 곳은 백령도, 덕적도, 흑산도, 제주도, 창원, 포항, 북강릉 등 7개소이며 공군이 오산과 광주에서 관측하는 자료를 공동으로 활용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보면 면적 대비 관측지점은 많은 편이지만 우리나라는 다른 지역에 비해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기상변화가 커 기상 예측이 어려운 지역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결코 충분하다고 할 수 없다. 기상관측차량은 이렇게 부족한 관측자료를 보완하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위험기상이 다가올 것이 예상되고 정확한 예측을 위해 레윈존데 관측자료가 추가로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 기상관측차량은 관측자료가 필요한 지점으로 출동해 관측을 실시한다. 레윈존데 관측은 일반적으로 하루 네 차례, 전 세계가 동시에 수행한다. 한국 시간으로 오전 3시·9시, 오후 3시·9시에 이뤄지며 이렇게 관측한 자료는 세계기상기구(WMO)를 통해 전 세계가 공유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고정 관측지점 7개소에서는 자동으로 관측을 실시하지만 기상관측차량은 관측자가 수동으로 관측을 수행한다. 레윈존데를 세팅하고 기구에 헬륨가스를 주입한 뒤 세팅된 존데를 기구에 연결해 손으로 띄운다. 그리고 수집되는 자료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생성된 자료를 검토해 서버에 전송하는 과정까지 직접 수행한다. 보다 촘촘한 관측을 통해 위험기상으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다.

 

기상관측차량은 2020년 말부터 수도권기상청과 대전지방기상청에 보급된 것을 시작으로 2024년 7월 현재 6개 지방기상청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앞으로 9개 지방기상청에 모두 보급될 예정이다. 고정 기상관측장비의 한계를 보완해 국민 안전 수호에 이바지하는 기상관측차량, 예보 정확도 향상을 위해 전국 각지를 힘차게 달릴 기상관측차량의 활약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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