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광선일 법명사 회주
탄생계, 천상천하 유아독존 삼계개고 아당안지(天上天下 唯我獨尊 三界皆苦 我當安之)는 싯다르타 왕자가 태어나자마자 하신 말씀이다. 즉, 하늘 위 하늘 아래 나 홀로 존귀하다. 삼계가 모두 고통이니 내가 마땅히 편안케 하리라는 뜻이다. 인간의 존귀함을 알리고, 고통받는 세상을 구하고자 함을 표현한 것이다.
왕자는 모든 생명이 약육강식의 틀에서 벗어나고 생로병사와 삶과 정신에서 오는 고통을 벗어날 수 없을까 하는 큰 화두를 안고 우주 근원의 진리를 찾아 6년간 수행을 해 깨달음을 얻었다.
그래서 부처님을 의사인 대의왕(大醫王)으로 비유하고 있듯이 중생의 고통을 제거하는 것을 그 주된 역할로 하고 있다.
그러나 부처는 깨닫고 나서 그 깨달음은 너무 형이상학적이며 커서 중생이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깨달은 진리를 전하려는 생각을 망설였다. 극도로 과학이 발달한 현재도 우주 과학자나 고도의 물리학 이론 최고의 학자들이라도 존재의 근원은 알지 못하고 있다. 더더욱 일반인은 그 과정을 설명해도 잘 이해를 못 한다. 하지만 하늘의 신이 간절히 청했다. 그것을 범천권청(梵天勸請)이라고 한다. 여기서 범천은 브라흐마 창조주 신을 말하고 권청은 권하고 청한다는 뜻이다.
“부처님이시여, 법을 설파해 주소서. 비록 이 세상은 먼지로 가려져 있지만, 사람들이 법을 듣지 못한다면 더욱 타락해 갈 겁니다. 그리고 그중에는 법을 이해하는 자도 분명 있을 겁니다.”
부처는 설법을 결심했다. 이후 진리를 깨치는 사람들이 늘면서 불교는 인류사회를 밝히는 종교가 됐다. 만약 ‘범천권청’ 사건이 없었다면 싯다르타의 깨달음은 한낱 개인의 해탈로 끝나 버렸을 것이다. 그리고 제 눈에 안경으로 중생은 제 그릇 따라 생각하니, 수준 따라 설하기로 결단을 내리셨다. 병에 따라 약을 주듯 응병여약(應病與藥), 가르침을 받는 자의 능력이나 소질에 따라 그에 알맞은 가르침을 설했다.
처음에 보시를 설한 다음 계행을 설하고, 계행을 설한 다음 천당에 태어나는 것을 설하며, 다음에 감각적 쾌락과 욕망의 재난과 여읨의 공덕을 설하고, 그다음 부처님의 본질적인 가르침인 존재의 연기법과 네 가지 거룩한 진리(四聖諦•사성체)와 여덟 가지 고귀한 길(八正道•팔정도)을 설했다. 마지막으로 윤리적인 것보다 뛰어난 수행적 관점을 설했다.
혼돈의 말법 세상 언제 세상이 사라질지도 모르는 찰나를 사는 우리는 나의 근본을 깨달아 극락이나, 천당, 더 나아가 불보살이 돼야 하지 않나 하는 바람이다.
끝으로 나는 어느 수준의 가르침을 배울까? 스스로 나 자신을 바라보는 관찰과 수행을 결심하는 부처님 오신날을 맞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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