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북한이 지난 2일 활공체형 극초음속 미사일(HGV) ‘화성-16나’형의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금까지 총 3종 극초음속 미사일의 다섯 차례 발사를 공개했다. 또 최근 주일 미군기지부터 괌 기지를 비롯한 역내 전시증원을 억제하는 지역 투발 미사일에 집중하고 있다. 기존에 한반도를 사정거리에 두는 전술핵 단거리 탄도미사일의 실전화에 집중했다면 지난해 이후 주일미군, 괌 미군기지 투발 미사일에 집중하고 있는데 극초음속 미사일 역시 같은 선상에 있다. 이번 공개한 고체연료형 극초음속 미사일은 요격을 회피하며 기동성을 갖춘 1천~4천㎞급 미사일 모델이 보강됐음을 의미한다.
김정은은 “모든 전술, 작전, 전략급 미사일들의 고체연료화, 탄두조종화, 핵무기화를 완전무결하게 실현했다”고 주장했다. 김정은 집권 이후 모든 사거리 미사일에서 엔진연료계통은 고체연료화가 실현됐다.
이런 발언들은 정치적 맥락에서 해석이 필요하다. 미국 대선과 차기 미국 행정부의 출범을 의식해 최대한 핵무기 고도화의 성과를 과시하려는 의도가 강하게 깔려 있을 가능성이 있다. 핵무기 고도화는 불가역적이며 비핵화는 불가하다는 것을 각인시키기 위한 대미 메시지 차원의 언술과 행보다.
이번 극초음속 미사일 실험발사에서 몇 가지 군사기술적 의미를 도출해 낼 수 있다. 우선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의 효과로 한미의 미사일 방어체계에 대한 회피 능력을 일정 수준 보여준 측면이다. 이미 실전화됐다고 밝히고 있는 전술핵 탑재가 가능한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의 변칙기동, 낮은 고도에서 저공 비행하는 전략순항미사일, 은밀성을 살린 수중전략무기체계 ‘해일’ 등과 더불어 신형 극초음속 미사일까지 실험을 하게 됨에 따라 한미 방어체계를 회피하기 위한 무기들의 실전화가 빠르게 가시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한미의 전략적·전술적 대응이 시급해진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둘째,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은 대기권 재진입 기술 향상과도 연관성이 있다. 대기권 재진입 기술에 중요한 고온을 견디는 재질과 소재 기술이 극초음속 활강체에도 비슷한 도전 기술이 될 수 있는 점이다. 취약했던 소재 기술에서 모종의 기술적 진전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마지막으로 북한이 추진하는 미사일 개발의 최종 상태는 고체연료화, 다양한 사거리의 다종화, 수중 및 공중을 포함한 다양한 플랫폼 확보 등으로 보인다. 이 경우 러시아 킨잘 극초음속 미사일처럼 향후 개선된 항공기 플랫폼과 항공기 발사 극초음속 미사일에도 관심 보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최근 주목하고 있는 북-러의 공군력 관련 기술협력 가능성도 이런 차원에서 예의주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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