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쓰레기 뒤범벅… 몸살 앓는 경기바다 [현장, 그곳&]

2022년 2천t 넘어… 해마다 증가
생태계 교란•선박 안전사고 유발
교육•단속 등 대책 마련 시급

15일 오전 화성시 서신면 제부도해수욕장 일대에 해양쓰레기들이 널부러져 있다. 황아현기자
15일 오전 화성시 서신면 제부도해수욕장 일대에 해양쓰레기들이 널부러져 있다. 황아현기자

 

15일 오전 화성시 서신면 제부도의 선착장 일대엔 폐노끈, 폐밧줄, 빈 소주병, 찌그러진 페트병 등 쓰레기들이 마구 뒤엉켜 나뒹굴고 있었다. 이곳 한편엔 낚시어선에서 버려진 것으로 추정되는 쓰레기들이 붉은 마대자루에 담겨 있었고 폐의자, 찢어진 종이박스 등과 뒤섞인 채 쌓여 있었다. 근처 제부도해수욕장 인근 모래사장에도 폐스티로폼, 낚시용 철제 연료통, 빈 컵라면 용기 등 쓰레기가 버려진 채 방치된 모습이었다.

 

같은 날 안산시 단원구 방아머리해수욕장 인근에서도 바다에서 떠내려 온 것으로 보이는 낚시용 장화, 장갑, 폐비닐 등이 곳곳에서 보였다. 안우진씨(32)는 “물멍(물을 바라보며 휴식을 취하는 행위) 하는 것을 좋아해 바다를 자주 찾는데 올 때마다 여기저기 쓰레기가 굴러다녀 보기 좋지 않다”며 “뾰족한 낚시 바늘, 깨진 유리병 등이 나뒹굴고 있어 혹시라도 다칠까봐 모래에 앉지도 못하겠다”고 미간을 찌푸렸다.

 

경기지역내 해양쓰레기가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해양쓰레기는 일반 생활쓰레기와 달리 수거나 재활용이 어렵고, 생태계 교란 및 선박 안전 사고의 원인이 되는 만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5일 오후 안산시 단원구 방아머리해수욕장 일대에 해양쓰레기들이 쌓여 있다. 황아현기자
15일 오후 안산시 단원구 방아머리해수욕장 일대에 해양쓰레기들이 쌓여 있다. 황아현기자

 

이날 해양수산부의 연도별 ‘해양쓰레기 수거현황’을 보면 경기지역내 수거된 해양쓰레기 양은 지난 2020년 1천438t, 2021년 1천860.7t을 기록하다가 2022년 2천267.7t을 기록, 2천t을 넘어섰다.

 

특히 이 기간에 도와 일선지자체에서는 쓰레기 정화 활동 등의 내용을 포함한 ‘경기바다 함께해(海)’, ‘깨끗한 경기바다 만들기’ 등의 사업을 추진했지만, 해양쓰레기를 줄이진 못했다.

 

해양쓰레기는 육지에서 발생한 쓰레기와 달리 수거 후에도 바닷물 염분과 각종 해초 등이 쓰레기에 붙어 있어 재활용이 어렵다. 때문에 해양쓰레기 수거를 위해선 엄청난 인력과 비용이 소모된다. 또 해양쓰레기는 생태계를 교란시킬 뿐만 아니라, 선박 안전 사고의 원인이 돼 인명과 재산 피해를 일으키기도 한다.

 

정규석 녹색연합 사무처장은 “아무렇게나 버려지는 폐플라스틱 등 해양쓰레기들로 해양 생태계가 파괴될 가능성이 있고, 이는 해양 생물을 섭취하는 인간에게 피해가 고스란히 전해질 수밖에 없다”며 “쓰레기 저감을 위한 시민 인식 개선이 가장 필요하고, 이를 기반으로 지자체에선 관련 교육·단속 강화, 플라스틱 사용을 규제하는 내용 등의 조례 제정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와 관련, 도와 일선 지자체 관계자는 “해양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서는 시민 인식 개선이 중요한 만큼 시민 교육 관련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단속에도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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