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인구 없어 폐업 상점 즐비… 입구 ‘청년 창업’ 간판 무색 차별화 된 콘텐츠 개발 시급… 區 “홍보 등 활성화 방안 모색”
“이름부터 청년거리인데다 지원도 해준다길래 창업했는데…. 오가는 사람이 거의 없네요.”
13일 오전 11시께 인천 미추홀구 용현동 청년창업 특화거리. 특화거리에는 폐업한 상점가들과 낡은 건물들이 자리잡고 있을 뿐, 군데군데 새로 생긴 ‘미추홀 청년창업점’ 간판을 단 청년 창업 상가는 찾아보기 힘들다. 거리 입구에 ‘청년 창업’이란 큰 글씨가 무색하다.
점심시간이 가까워지는데도 문을 열지 않은 청년창업점이 대부분이다. 한 사진 스튜디오는 ‘외부 출장 중입니다’라는 푯말을 내걸었고, 내부엔 불이 꺼져 있다. 이 때문인지 거리에는 지나다니는 주민조차 없어 싸늘함과 적막감이 돈다.
이곳에서 점포를 운영하는 A씨는 “말만 청년창업 특화거리지, 인근에 편의시설 등도 없는 원도심이어서 아예 유동인구 자체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더욱이 오가는 주민들도 대부분 60대 이상 어르신들이어서, 청년들이 운영하는 상가에는 전혀 들어오지 않는다”며 “인터넷을 통한 외부 고객을 찾는게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인천 미추홀구가 지역 상권 활성화를 위해 조성한 청년창업 특화거리가 6년이 지났지만 일대가 ‘유령 거리’로 전락하고 있다.
구에 따르면 지난 2018년 ‘일반 음식점’으로 위장한 성매매 유흥업소와 같은 변종 유흥업소의 리모델링 등을 통해 청년창업 특화거리를 조성했다. 현재 일대 50여곳의 상가 중 대부분은 폐업한 업소가 방치 중이며, 청년창업점은 디저트카페·공방·스튜디오 등 14곳이 입점했다.
그러나 청년창업 특화거리가 들어서고도 상권은 계속 침체 중이다.
인근에 대형 시설은 물론 주차장도 없는 외진 원도심인데다, 주민들도 60~70대 노인들이라 수요와 공급이 맞지 않아서다.
이로 인해 구는 해마다 1억5천만원을 들여 청년들에게 상가 보증금과 월세의 절반을 지원하지만 청년창업점들은 좀처럼 성장하지 못한다.
더욱이 많은 청년창업자들이 매출이 발생하지 않자 되레 가게 밖으로 돌며 다른 일을 하느라 많은 시간을 외부에서 보내 이 같은 특화거리 침체 악순환은 반복된다.
한 청년창업자는 “창업을 했지만 월세라도 내려면 부업을 뛸 수 밖에 없다”며 “어쩔 수 없이 문을 닫는 시간이 많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종국 인천대학교 도시행정학 교수는 “명색만 청년창업 특화거리일 뿐, 특화한 콘텐츠가 없다보니 이 같은 문제가 생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당초 구가 방치한 곳의 상가를 청년들에게 제공해 실효성도 떨어진다”며 “지금이라도 이 공간을 특화시키거나, 재활용하는 방법 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구는 여러 지원으로 많은 청년창업자가 몰리고는 있지만, 다른 지역에도 많은 카페 등이 대부분이라 특색이 없는 탓으로 판단한다.
구 관계자는 “청년창업 특화거리가 제기능을 못하는 점은 알고 있다”며 “현재 활성화 방안을 찾는 계획을 수립 중”이라고 했다. 이어 “주민들을 대상으로 홍보하고, 주민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등 다각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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