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환승센터·화성 병점역 등 도내 8천657곳 설치… 관리 엉망 자물쇠 잠긴 채 인도까지 침범... 미관 해치고 시민 통행 큰 불편 지자체 “인력 부족, 관리 어려워”
“바퀴에 바람이 빠져있고 녹이 슨 자전거만 수십 대인데, 이곳이 자전거보관소인지 쓰레기장인지 모르겠습니다.”
20일 오전 9시께 병점역 1번 출구 인근 자전거보관소. 언제부터 있었는지 모를 정도로 먼지가 수북이 쌓인 자전거 10여 대가 줄지어 세워져 있었다. 다른 한쪽에 주차된 자전거들은 안장이 없거나, 일부 부품이 떨어져 나간 채로 녹이 잔뜩 슬어있었다. 바구니가 장착된 자전거 안에는 음료수병과 과자 봉지, 담배꽁초가 수북이 담겨 있었다.
같은 날 수원역 환승센터에 설치된 자전거보관소 2곳도 상황은 마찬가지. 자전거보관소 내 곳곳 방치된 자전거들이 눈에 띄었다. 두꺼운 자물쇠로 묶인 자전거는 녹물이 흘러내려 세월의 흔적이 가득했다. 한 시민은 자전거보관소 내에 공간이 없자, 자전거를 자물쇠로 잠궈둔 채로 인도 위에 세워놓았다. 한춘화씨(50대)는 “이곳에 보관된 자전거 중 절반 이상은 한 달 전에도 그대로 있었다”며 “지자체에서 수거를 안 해가니 어쩔 수 없이 인도에 세워둘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도내 지하철역마다 들어선 자전거보관소에 흉물스럽게 방치된 자전거들이 수두룩한 것으로 나타나 이용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이날 경기도와 각 시·군 등에 따르면 도내에 설치된 자전거보관소는 총 8천657곳이다. 이 중 통행량이 많은 지하철이 위치한 각 시·군은 지하철역마다 자전거 보관소를 설치·운영 중이다.
하지만 자전거보관소 내 장기간 방치돼 있는 자전거에 대한 관리가 허술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일선 지자체가 인력 부족 등의 이유로 방치된 자전거에 대한 민원이 접수돼야 현장점검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도내 한 지자체 관계자는 “민원이 들어오면 방치 자전거에 대해 10일 이상 계고를 하고 수거를 하고 있다”면서도 “주기적으로 관리하기에는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현정 경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지하철역은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공간인 만큼 무단 방치된 자전거를 수거해 시민들이 자전거를 보관하는데 불편을 겪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방치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재사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낮아지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수거될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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