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 경기도 움직임… 정체성 흔들 ‘개성만점’ 랜드마크 키우자 [빛나는 경기천년, 정체성을 찾자]

서울 위성 도시화 탓 토박이 감소... 지역 정서·문화적 공감대 사라져
자산 활용 건축물 등 방안 찾아야

김포를 필두로 서울 인접 지자체들이 잇따라 ‘탈(脫)경기’ 움직임을 보이면서 천년 역사를 가진 경기도 정체성마저 흔들리고 있다.

 

서울 주변이라는 배경을 극복, 경기도민 자긍심과 소속감을 고취시키는 지역 ‘대표 랜드마크’ 육성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26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도민의 지역 소속감은 시간이 지날수록 낮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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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엄민서기자

 

경기연구원의 2016년 ‘경기도 정체성 온라인 조사’에서 ‘경기도민으로서의 소속감을 얼마나 갖고 있느냐’는 물음에 ‘대체로 있는 편’ 또는 ‘매우 많다’는 답변은 76.9%(820명)였다. 그러나 도민 3천명을 대상으로 한 2019년 ‘경기도 정체성 및 도민의 자긍심 강화 방안 모색 연구’ 조사에서는 42.1%(1천263명)만 소속감이 있다고 답해 감소폭은 34.8%포인트에 달했다.

 

최근 논란인 김포의 서울 편입과 관련, 경기도가 전문기관을 통해 이달 2~5일 도민 3천4명을 조사한 결과, 경기도민의 66.3%가 편입에 반대했지만, 찬성도 29.5%로 나타나 여전히 ‘경기도’라는 공간적 소속감 인식 부족을 보여줬다.

 

경기도 소속감이 낮아지는 가장 큰 원인은 도민 대부분 거주기간이 짧아 지역 애착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급격한 베드타운화, 서울의 위성도시화 등도 '토박이' 인구 감소도 영향을 미쳤다.

 

경기연구원의 2020년 ‘경기도 지역정체성 강화 해법’ 연구 결과, 1960년 97.2%였던 도민 중 토박이 비율이 2015년 25.3%로 크게 줄었다. 토박이 감소는 경기도민의 정체성 약화로 이어지고, 이는 지역 고유의 정서적·문화적 공감대 상실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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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내 다양한 명소를 이용한 랜드마크를 조성, 이를 통한 지역 정체성 확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수원화성 동북공심돈 외성 부근. 경기일보DB

 

따라서 경기도의 지역정체성 강화를 위한 대표성을 지닌 '랜드마크' 조성 필요성이 제기된다.

 

이는 도내 시·군별로 분포한 랜드마크로 손색 없는 문화재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도내 유·무형 문화재는 모두1천267개로 수원화성, 남한산성 등 해당 지역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유명한 곳이 적지 않다.

 

김성하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은 “한 지역의 랜드마크가 무엇인가는 (그 지역의) 정체성에 영향을 미친다”며 “경기도가 가진 유·무형의 자산 중 미래자산이 될 만한 것에 대한 활용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은 또 “경기도 역사·문화 이해는 도내 각 지역의 역사·문화에 대한 인식제고로부터 가능하다”며 “이는 곧 지역민으로서, 경기도민으로 자긍심 고취나 지역정체성, 나아가 경기도 정체성 확립 토대로 작용한다”고 했다.

 

홍승대 신안산대 실내디자인과 교수는 “랜드마크가 되기 위해선 외부 인지도가 중요하다. 다른 지역에서 봤을 때 경기도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게 있어야 하지만 대부분 유적지를 떠올린다”며 “현대적인 시건과 생각을 반영한 건축물이나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새로운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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