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무산… 무너진 채 방치 “특별 관리 대책 필요” 지적에 市 “관리 당부했지만 강제 못해”
재개발이 무산된 의정부시 호원동 회룡역 뒷편 외미마을이 관리되지 않은 빈집 등이 흉물스럽게 방치되면서 안전사고 위험은 물론 우범지대로 전락하고 있다.
21일 의정부시와 주민 등에 따르면 외미마을 일대 2만298㎡는 지난 2011년 토지 등 소유자가 조합을 결성해 재개발 추진에 나서 지난 2015년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고 재개발사업구역으로 지정 고시됐다.
시공사까지 선정했지만 조합원들로부터 조합이 불신받으면서 조합 설립인가가 취소되고 2019년 1월 재개발사업구역 지정까지 취소돼 사업이 무산됐다.
이후 일부 주민들이 다시 재개발 추진에 나서고 있으나 반대하는 주민들도 만만찮아 쉽지 않아 보인다.
이런 가운데 원주민들이 외지인에게 집을 팔고 나갔고 빈집만 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2018년만 해도 세입자를 포함해 222가구(실제 거주 90가구)가 사는 것으로 조사됐으나 현재는 55가구(세입자 포함) 92명 정도만 거주 중이다.
시가 파악한 빈집만 16채로 의정부에서 빈집이 가장 많고 밀집돼 있다.
일부 빈집에 시장과 경찰서장 명의의 ‘절대 출입금지’ 경고문이 붙어 있을 뿐 무너져 내리거나 검정비닐 덮개 지붕이 금방 주저 앉을 것 같은 모습이다.
시 관계자는 “소유자에게 공문을 보내 유지관리를 당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지관리를 특별히 강제할 방법이 없는데다 소유자들은 재개발 시 보상을 받을 생각에 철거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나마 최근 소유주 2명이 시에 빈집 정비지원사업을 신청해 울타리를 설치할 예정이다.
외미마을은 한국전쟁 직후 형성된 자연부락으로 회룡역과 환승 공영주차 빌딩을 사이에 두고 인접했다. 1980년대만 해도 주변은 논밭이었으나 회룡역이 들어선 뒤 주변에 상가와 아파트 단지가 형성된 역세권 중심지이지만 1990년대 초에 수도가 들어올 정도로 기반시설이 낙후됐다.
마을 안길은 3~4m 정도지만 대부분 폭 2m 정도 골목길로 차량진입조차 어렵다.
한 주민은 “겨울이면 지금도 경운기로 연탄배달을 해 취사와 난방을 한다. 마을 안길이 좁아 불이 나면 소방차도 들어올 수 없다”고 호소했다.
구구회 전 시의원은 “재개발 추진 이전에 빈집부터 관리해야 한다. 시의 특별한 관리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 관계자는 “재개발 사업구역 지정취소 뒤 다시 재개발 얘기는 들리지만 아직 특별한 움직임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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