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교 코앞인데... 우리 학교는 아직도 '공사중' [현장, 그곳&]

광주 태전중·수원 글빛초 등... 도내 유초중고 곳곳 완공 못해
현장 “화물 파업 여파 불가피”... 도교육청 “개교 차질없게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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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3월 초 개교 예정이던 경기도내 일부 학교들이 공사 지연으로 개교가 늦어져 입학생들의 불편이 우려되고 있다. 사진은 공사가 진행 중인 (위부터 시계 방향) 광주시 태전중학교, 수원특례시 글빛초등학교, 화성시 와우고등학교. 김시범·윤원규기자

 

“소음과 먼지가 가득한 학교에 아이들을 어떻게 보냅니까?”

 

23일 광주시 태전중학교 공사현장. 당초 올해 3월 개교를 앞두고 있던 이곳은 아직까지 골조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현장에 암석이 많아 작업 중 민원이 제기되기도 했고 화물연대 파업 등으로 공사 기간이 길어져 6월까지 준공 시기가 늦춰졌다는 게 현장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광주하남교육청은 3월 개교가 어렵다고 판단, 학교가 완공될 때까지 태전중 신입생들을 인근 초등학교에 통학시키기로 결정했다. 태전중 입학생들은 3개월 넘게 학교와 도보로 10분 이상(800여m) 떨어진 고산하늘초로 통학을 해야할 처지에 놓였다.

 

같은 날 수원특례시 글빛초등학교에서도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학교 부지는 정리되지 않은 전깃줄부터 산처럼 쌓인 흙더미와 각종 공사 자재들로 주변이 어수선했다. 글빛초는 공사 지연으로 당초 3월2일이었던 개교 시기를 연기해 3월13일부터 학생들이 등교할 예정이지만, 개교 이후에도 내부 정리와 외부 작업 등 2달 넘게 공사가 이어질 예정이다.

 

양주시 연푸른초등학교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개교까지 일주일밖에 남지 않았지만 교실 내부공사와 외부 마감공사, 조경경사, 운동장 조성공사 등이 아직까지 마무리되지 않고 있었다. 현장에는 지름 80㎝에 달하는 맨홀이 그대로 노출돼 있기도 해 자칫 추락사고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어 보였다.

 

다음 달 개교를 앞두고 있던 경기도내 학교들이 공사 지연 등을 이유로 개교 시기를 늦추면서 학부모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더욱이 일부 학교는 공사가 끝나기 전부터 등교가 예정돼 있어 학생들의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이날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도내에서 개교가 예정된 학교는 ▲유치원 4곳 ▲초등학교 4곳 ▲중학교 6곳 ▲초·중 통합교 1곳▲ 고등학교 1곳 등 총 16곳이다. 이 중 ▲과천토리유치원(3월8일)과 ▲수원 글빛초(3월13일) ▲화성 와우고(3월6일) 등 3곳은 준공 시기를 맞추기 위해 등교 시기를 일부 조정했고, 태전중의 경우 개교 연기로도 일정을 맞추기 어려워 인근 초등학교로 임시 배치됐다.

 

글빛초 입학을 앞둔 아이의 학부모 A씨는 “시기에 맞춰 준공을 마치고 개교하는 학교들도 있는데, 개교 이후에도 공사가 진행된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공사도 안 끝난 위험천만한 학교에 아이를 어떻게 보내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태전중에 입학하는 자녀를 둔 B씨도 “거의 한 학기를 다른 학교로 통학하게 한다는 게 가당키나 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 도교육청 관계자는 “물류 대란, 코로나 19 등으로 전체적으로 공사가 늦춰진 부분이 있다”며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공사가 지연된 학교들의 개교 시기를 연기시켰다”고 말했다. 이어 “준공 시기가 연기된 학교들은 차질없이 개교하도록 하겠다. 앞으로 중앙투자심사 면제 대상 확대 등으로 공기를 조금 더 확보해 이런 일이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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