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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도 못 찾는… 인천 폐의약품 수거함 ‘텅텅’ [현장, 그곳&]
사회 현장, 그곳&

공무원도 못 찾는… 인천 폐의약품 수거함 ‘텅텅’ [현장, 그곳&]

인천 부평·연수구청 등 민원실 구석에 설치... 작년 544곳, 3년 새 두배 늘렸지만 이용 저조
생활폐기물 분리 처리 제도화 ‘유명무실’... 市 “배출 방법 등 홍보·교육 확대, 참여 유도”

18일 오전 인천 부평구 하나로 민원과 안에 폐의약품 수거함이 덩그러니 놓여져 있다. 박주연 기자

 

18일 인천 부평구청 1층 민원실. 구에서 폐의약품을 분리수거하기 위해 설치한 전용수거함이 텅텅 비어 있었다. 성인의 무릎 높이 보다도 낮고 작은 이 수거함은 민원실 안 외진 구석에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폐의약품 수거함은 민원실 직원들도 잘 모르고 있어 안내받기도 어려운 실정. 민원실 근무 직원에게 폐의약품 수거함의 위치를 물어봤지만 “잘 모르겠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반면 폐건전지·헌태극기 수거함, 플라스틱·병·캔류 분리수거함 등 다른 수거함은 민원실 밖 한 곳에 모여 있어 누구나 쉽게 이용이 가능해 보였다.

 

같은 날 연수구청에 설치한 폐의약품 수거함도 마찬가지. 청사 한 구석에 놓여져 눈에 잘 띄지도 않을 뿐더러 어렵게 수거함을 찾더라도 알약과 물약, 가루약 등 종류별로 어떻게 버려야 하는 지 등에 대한 안내도 없었다. 이은경씨(32)는 “수거함이 구석에 있어서 한참 찾았다”며 “폐의약품 수거함이 생소해서 어떻게 버리는 지 몰라 가져온 물약과 알약을 통째로 수거함에 버렸다”고 말했다. 

 

인천 곳곳에 설치한 폐의약품 수거함이 시민들 눈에 잘 띄지 않는데다  수거 방법 등에 대한 안내가 없어 제 구실을 못하고 있다. 

 

인천시와 구 등에 따르면 인천지역의 폐의약품 수거함은 2019년 307개에서 지난해 544개로 3년 만에 배 가까이 증가했다. 

 

반면 연간 폐의약품 수거량은 2019년 9천158㎏, 2020년 9천14㎏, 2021년 9천612㎏, 2022년 상반기 4천922㎏으로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환경부는 지난 2017년 유통기한이 지난 의약품을 유해폐기물로 규정하고 폐기 방법 등을 제도화했다. 

 

하지만 인천에선 아직도 폐의약품 수거함의 이용률이 저조하고 이용 방법에 대한 안내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시민들은 폐의약품을 일반 생활쓰레기로 버리거나 하수구로 흘려 보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의약품이 하수구로 흘러 들어가면 토양·수질 오염을 일으켜 생태계가 망가지면서 시민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이에 시가 시민들을 대상으로 폐의약품 수거에 대한 홍보·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천약사회 관계자는 “약국에서도 폐의약품 수거를 하고 있지만 워낙 이 제도를 모르는 사람이 많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며 “폐의약품으로 일어날 수 있는 문제들이 많은 만큼 지자체가 전문가들과 협업 등을 통해 수거율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폐의약품 배출 방법 등의 홍보·교육을 확대해 시민들이 많이 참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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