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 안전펜스 없고 보행로 일부 구간 2.5m 높이에 위치 자칫 헛디뎠다간 ‘아찔’… 경제청 “이번주 내 안전 조치”
“바다 보면서 걷다가 구멍이 뚫려 있어서 깜짝 놀랐어요. 가뜩이나 빙판인데, 자칫 발 헛디뎠다간 ….”
26일 오전 9시께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의 송도랜드마크시티 1호 수변공원. 인천대교를 바라보며 공원 보행로를 걷던 인근 주민 A씨(77)는 짚고 다니던 지팡이가 보행로 옆 펜스를 넘어 허공으로 가자 깜짝 놀라 그 자리에 멈춰섰다. 난간을 자세히 보니 강화유리로 막혀 있어야 할 펜스가 뻥 뚫려있었다. 수변공원 보행로 난간 다른 구간에는 강화유리가 설치돼 있었지만, 이 구간에 유리가 없어 지팡이가 펜스 밖으로 나가는 상황이 생긴 것. 이 보행로의 일부 구간은 땅바닥에서 2.5m 높이에 있고, 일부 구간은 바다에 닿아 있기도 해 자칫 추락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아찔한 순간이었다.
인근 아파트 단지 방향 보행로쪽 테라스로드의 펜스도 마찬가지. 이곳 역시 강화유리가 제대로 설치돼 있지 않는 등 공원 곳곳이 안전 펜스 없이 방치된 모습이다. A씨는 “최근 눈이 내린 뒤 보행로 제설작업은 이뤄지지 않아 바닥의 눈이 얼어 빙판길로 변해 매우 미끄럽다”며 “가뜩이나 투명한 유리 펜스여서 있는지 없는지 알기 어려운데, 공사중 표시나 안전띠도 없어 너무 위험하다”고 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인천경제청)이 인천 송도국제도시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설치한 수변공원이 제대로된 안전시설 없이 개방돼 주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인천경제청은 송도 8공구에 23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7만8천㎡ 규모의 랜드마크시티 1호 수변공원을 조성 중이다. 수변공원에는 인천대교와 서해를 바라보며 1㎞의 해안가를 걷는 보행로가 포함돼 있다. 인천경제청은 지난 20일 준공 심사를 끝내고 수변공원을 우선 개방한 뒤, 아직 시설 보완 작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인천경제청은 보행로 일부 구간 펜스에 강화유리를 설치하지 않았다. 유리 규격 등이 맞지 않아 재설치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텅 비어 있는 휀스에는 안전띠나 위험을 알리는 안내판도 전무하다.
특히 공원에는 수변광장, 쉼터, 노을그네, 어린이놀이시설 등이 있어 가족단위의 출입이 많아 키가 작은 어린이들의 추락위험도 큰 만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무혁 도로교통안전공단 선임연구원은 “보행자가 도로를 걷다가 다른 행위를 해 집중을 못하는 돌발 상황에서 안전펜스가 없다면 매우 위험하다”며 “눈이 내리고 빙판길이 생기는 겨울철인 만큼 충분한 사전점검 후 개방이 이뤄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펜스에 끼울 유리의 크기가 맞지 않아 몇 군데 설치를 못했지만, 이번주 내로 마무리할 것”이라며 “곧바로 위험한 곳에는 안전띠를 두르고, 바닥은 제설작업을 해 주민이 다치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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