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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경기도 박물관·미술관 다시보기] 40. 동두천 ‘경기북부어린이박물관’
정치 2022 경기도 박물관·미술관 다시보기

[2022 경기도 박물관·미술관 다시보기] 40. 동두천 ‘경기북부어린이박물관’

공룡 숲 탐험 ‘흥미진진’... 개미굴·꿀벌집 ‘생생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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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북부어린이박물관은 동두천시 소요산 자락에 위치한 도립 박물관으로 ‘숲에서 꿈꾸는 어린이’를 주제로 상설전시를 구성, 어린이들에게 다양한 체험을 선사하고 있다. 박물관 전경. 윤원규기자

 

어린이들의 밝고 환한 얼굴은 쳐다만 봐도 즐겁다. 천국은 어린이들의 해맑은 웃음소리가 가득한 곳이 아닐까. 동두천시 소요산 자락에 자리 잡은 경기북부어린이박물관(관장 김종길)은 우리나라의 희망인 어린이들이 꿈을 찾고 재능을 키우는 놀이터이자 배움터다. 어린이박물관을 품은 소요산은 신라의 고승 원효대사와 그의 아내이자 설총의 어머니인 요석공주의 전설이 깃든 아름다운 산으로 사계절 등산객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2016년 5월에 개관한 경기북부어린이박물관은 동두천시가 운영하다가 2019년에 경기도에 이관, 새롭게 개편하여 재개관한 2020년부터 경기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도립박물관이다. 경기북부어린이박물관은 의정부, 양주, 포천, 연천, 파주는 물론 서울 북부와 강원도에서도 찾을 정도로 인기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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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생태존에 조성돼 있는 복잡한 개미굴을 탈출해보자. 윤원규기자

 

■ 어린이의 꿈과 상상을 키우는 자연 놀이 숲

상설전시관의 주제가 ‘숲에서 꿈꾸는 어린이’다. 자연 속에서 어린이들이 몸으로 체험하면서 꿈을 키우도록 설계한 상설전시관은 과거의 숲, 현재의 숲, 미래의 숲으로 이어진다. 1층에 공룡존·클라이머존·영유아존이 있다. 공룡존의 주제는 꼬마 브라키오와 함께하는 과거의 공룡 숲 탐험이다. 안전 헬멧을 쓰고 지도 선생님의 안내에 따라 긴 목과 꼬리를 가진 초식 공룡 브라키오 노래를 따라 부르며 숲의 입구에 도착한다. 언덕을 오르고 기다란 동굴을 통과하는 모험이 시작된다. 브라키오의 몸속으로 들어가 커다란 위에서 소화를 돕고, 공룡 똥 속 작은 씨앗이 자란 커다란 나무에 올라 브라키오와 이야기한다. 둥글게 깎은 편백 나뭇조각을 모래처럼 깔아놓은 바닥에 앉아 장난감 삽으로 바닥을 파자 공룡 화석이 나온다.

 

공룡의 친구가 되어 재미있게 놀다 보면 쉼 없이 되풀이되는 생명의 신비로움과 소중함을 절로 깨닫게 된다. ‘바다 놀이터’는 36개월 미만 영유아들의 공간이다. 보호자도 함께 들어가 아이들과 함께 해변, 얕은 바다, 깊은 바다로 이어지는 전시 공간에서 미디어 바다 체험, 몽돌 쌓기, 범고래 모습, 암초 터널, 해초 붙이기, 물렁 바닷속 땅, 대왕문어 다리 당겨보기, 바다생물의 소리 듣기 등 오감으로 전시를 체험하며 바닷속 풍경과 다양한 바다생물을 만난다. 가상의 바닷가 해변의 생물들이 관람객을 피해 움직이는 ‘미디어 바다’가 신기하다. 놀이기구 곳곳에 적용된 첨단의 과학기술이 어린이들의 호기심과 흥미를 자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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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주제로 만들어 진 바다 놀이터는 36개월 미만 영유아를 위한 체험 공간 으로, 체험 활동을 할 수 있다. 윤원규기자

 

■ 북부의 별, 아이들의 가슴에 품은 우주

2층에는 숲생태·계곡물·오감숲·교육존이 연결돼 있다. 숲생태존의 주제는 ‘깊은 숲 지혜의 나무를 찾아서-커다란 개미굴과 함께 있는 현재의 숲 탐험’이다. 숲속 놀이터에서 타는 미끄럼틀은 신난다. 미끄럼틀 아래 있는 개미집 속으로 떠나는 탐험은 더욱 즐겁다. 거미줄 모양이 그려진 ‘스파이더맨 방방이’에서 뛰놀고 새와 다람쥐 같은 숲속 친구들을 만난다. 계곡물존은 졸졸 흐르는 계곡물에서 놀면서 만나는 과학과 비밀의 연못 공간이다. 숲생태존에서 시작된 물길이 흘러서 계곡물이 되고, 계곡물은 커다란 비밀 연못을 만든다. 공을 굴려 솟아오르는 분수에 올리면 공이 날아가고, 손잡이를 힘차게 돌리면 물 소용돌이가 만들어진다. 연잎을 밟자 물고기들이 몰려나온다.

 

꿀벌집 미로를 통과하는 오감숲존은 박물관의 오감 캐릭터(킁킁이, 더듬이, 냠냠이, 쫑긋이, 궁금이)들과 함께 숲속의 감각을 일깨우는 흥미로운 공간이다. 다섯 가지 감각 ‘오감이’는 숲을 풍요롭게 만든다. 오감이들이 숨어 버린 비밀의 숲의 수풀을 헤치고 들어가 숲의 속삭이는 이야기 소리에 귀 기울인다. 어두워진 숲에서 야행성 생물들의 특별한 능력을 알아보고 우리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세계를 살펴본다. 미디어실에서 새와 곤충들이 어울려 사는 생생하고 활기찬 숲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숲속 계곡을 따라 내려오며 물고기들과 놀면서 숲은 수많은 생명을 품은 우리의 소중한 친구임을 배운다. 숲과 계곡물, 오감숲을 지나 자연을 주제로 한 미디어 교육실인 ‘교육존’으로 이동하다 보면 어느덧 어린이들은 자연의 소중함과 고마움을 느끼게 된다. 이제 3층에 조성된 옥상정원을 탐방할 차례다. 옥상정원을 거닐며 박물관 마당과 이어진 소요산 자락을 굽어보면 자연이 나와 연결되어 있음을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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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물과 연못을 체험할 수 있는 계곡물존. 다양한 전시와 놀이를 통해 액체의 성 질을 배구고 신나게 물놀이를 해볼 수 있다. 윤원규기자

 

■ 어린이가 주인공... 함께 만들어나가는 박물관

경기북부어린이박물관 구성원들은 어떻게 하면 더 많은 도민과 어린이들이 박물관의 ‘자연 놀이 숲’을 체험하고 꿈을 키울 수 있을까 궁리한다. “우리 박물관은 어린이들의 꿈, 그 아름다운 작은 꿈들이 모여서 만들어 내는 희망찬 미래를 생각하며 그것을 상징하는 별의 모양으로 설계했어요.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어린이박물관은 땅에 박힌 별입니다. 소요산의 아름다운 자연 속에 자리 잡은 별들의 상상 놀이터인 어린이박물관은 보고, 만지고, 느낄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박물관입니다” 박물관 관계자의 소개말을 들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건물의 바깥을 반짝이는 별들과 은하수를 펼친 듯한 율동성 있는 입면으로 계획한 것도 관람객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바깥 공간과 1층과 2층의 상설전시 공간, 그리고 옥상정원으로 이어지는 동선은 숲속을 흐르는 시냇물처럼 부드럽고 유연하다. LED조명을 활용한 야간 경관이 무척 아름다운데, 어린이들의 상상력을 우주로까지 키우면 좋겠다는 바람이 담겨 있다고 한다. “지적 호기심으로 미래를 준비하는 박물관, 지역과 특화된 가족 친화 박물관, 지역 사회와 지구 환경을 생각하는 것이 우리 박물관의 운영 목표입니다” 어린이박물관은 어린 관람객들에게 여러가지 질문을 던진다. 질문을 던지고 그 대답을 스스로 찾아가도록 생각할 거리를 제공한다.

 

북부어린이박물관은 2022년 봄부터 1기 자문단을 운영하고 있다. 김종길 관장이 부임하면서 꾸린 박물관 자문단은 무슨 일을 할까? “박물관에 관심과 열정을 가진 어린이와 가족을 선발하여 자문단을 꾸렸지요. 1기 자문단은 12명의 어린이와 12명의 가족 보호자로 구성되어 있는데, 전시와 교육 프로그램의 기획부터 운영에 이르기까지 박물관 전 과정에 도움을 주는 전문가로서 활발한 활동을 수행하지요.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박물관으로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꿈과 상상을 볼 수 있고 만질 수 있도록 입체적으로 설계한 어린이박물관의 구조만큼이나 자문단의 구성과 운영 방식이 신선하다.

 

■ 아이들을 위한 학교 밖 미래학교

박물관 누리집에서 전시를 살짝 체험해 볼 수 있다. ‘웃음-빛’은 어린이날 선포 100주년을 맞이해 지난 3월에 실행한 ‘2022 웃는 내 얼굴 그리기’ 공모전 수상작을 전시한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어린이의 ‘코로나 우울’을 극복하기 위해 웃음을 통한 소통의 의미를 되새기고자 연 공모전이다. 12가지 동물 중에서 마음에 드는 동물 캐릭터를 선택하여 마우스를 클릭하면 캐릭터가 클릭한 곳으로 걸어서 이동한다. 마우스를 움직여 공간 전체를 둘러보며 어린이 작품 45점을 감상할 수 있다. 본인 캐릭터와 닉네임을 설정해 다른 이용자들을 만나 채팅으로 소통하며 전시를 즐길 수도 있다.

 

11월부터 2023년 1월 말까지 자원 순환과 탄소 저감을 주제로 한 전시 ‘LETS GO! 깐따삐야 : 지구별 대모험’을 진행한다. 어린이들이 집과 학교, 동네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자원 활용법을 알려준다. 박물관은 어린이들에게 환경에 관한 관심과 바른 태도를 길러주기 위해 ‘오감이 환경 동화’ 시리즈를 발간했다. 어린이박물관 캐릭터 ‘오감이’가 안내자 역할을 하며 어린이들의 눈높이에서 환경문제를 쉽게 전달한다. 김종길 관장에게 박물관의 비전을 들어본다.

 

“경기북부어린이박물관은 어린이들을 위한 학교 밖 미래학교입니다.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다양하고 풍부한 문화적 예술적 자산은 그대로 어린이들을 위한 교육 콘텐츠이기 때문입니다. 어린이날 100주년을 맞아 어린이박물관은 미래학교로서의 ‘박물관교육학’을 새로 정립하고자 합니다” 김영호(한국병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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