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그곳&] 찢기고 휘감기고… 경기도내 도로변 흉물 현수막 ‘눈살’

허가 후 사후 관리는 ‘뒷짐’... 일부는 색 바래고 끈 떨어져
홍보 기능 상실한 채 방치... 지자체 “민간에 철거 위탁 확인 후 불편 없도록 조치”

image
수원, 용인 등 경기지역 도로 곳곳에 설치된 홍보 현수막들이 찢어지거나 휘감긴 채로 방치돼 도시 미관을 해치고 있다. 김시범기자·서강준수습기자

경기도내 도로 곳곳에 설치된 홍보 현수막이 찢어지거나 휘감긴 채로 방치돼 도시 미관을 해치고 있다. 현수막 설치 신고를 받는 지자체가 홍보에만 치중한 현수막들의 사후 관리에는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오전 수원특례시 장안구 천천동의 한 대로변. 길을 따라 줄지어 설치된 현수막들이 게시 내용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색이 빠진 채 방치돼 있거나 그마저도 게시대에 휘감겨 있는 모습이었다. 일부 현수막은 아예 찢어진 채 나무에 걸려 있어 홍보라는 제기능은 상실한 채 흉물로 전락해 있었다.

인근 송죽동의 한 골목 역시 현수막을 연결한 줄 한쪽이 끊어져 절반 이상이 길바닥 위에 얼어붙어 있기도 했다.

같은 날 오후 용인특례시 수지구 죽전동도 마찬가지. 죽전성당 인근 도로변에는 길을 따라 게시된 현수막 5개가 모두 글씨를 알아볼 수 없게 색이 바래진 상태로 서로 뒤엉켜 있는 모습이었다. 성남시와 용인시를 이어주는 용구대로변에도 낡고 훼손된 현수막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찢어진 채 휘날리는 현수막을 지켜보던 김용수씨(가명·55)는 “꽤 오래전부터 찢어진 상태로 지저분하게 달려 있었다. 관리를 왜 안하는 건지 모르겠다”며 “무슨 내용인지 보이지도 않아서 의미도 없는데 깨끗하게 치워버렸으면 좋겠다”고 눈쌀을 찌푸리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날 경기도 등에 따르면 이 같은 홍보용 현수막은 설치하기 전 각 기초단체를 통해 신고를 한 뒤 허가를 받은 장소에 설치해야 한다. 이후 홍보 기간의 종료 등으로 인해 남아있는 현수막은 각 기초단체가 수거하는 등 관리해야 한다.

그럼에도 기초단체에서는 허가 당시에만 이에 대한 관심을 쏟을 뿐 수거에는 손을 놓고 있는 모습이었다.

이에 대해 한 기초단체 관계자는 “민간업체에게 위탁을 주고 철거 업무를 맡기고 있는데, 미흡한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 확인을 해서 철거하겠다”며 “주민들의 불편이 없도록 현장 확인을 하고 관리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서강준수습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