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화성 야생견 공격에 불안... 포획한 들개 줄지만 피해는 늘어 전문가 “반려견 유기 먼저 막아야”... 지자체 “내년 인력·장비 등 확보”
남양주 화도읍에 사는 A씨(49)는 최근 오후 9시께 인근 공원을 산책하다 깜짝놀랐다. 초등학생 크기 만한 대형견이 주인도 없는 상태에서 앞에 나타났기 때문이다. 순간 공포를 느낀 A씨는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을 수 밖에 없었다. 다행이 물림 사고 등은 당하지 않았으나 A씨는 주인없는 문제의 대형견이 위험하다고 판단해 지자체와 소방당국에 신고했다.
경기도내 일부 지역에서 들개들(유기·유실견)의 출몰로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19일 경기도내 지자체에 따르면 화성지역의 경우 들개로 인한 피해가 매년 1천마리 이상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최근 3년간 지역에서 포획된 들개는 2020년 1천987마리, 지난해 1천635마리, 올해(11월 기준) 1천142마리 등이다. 포획한 들개 수는 줄고 있지만 피해는 되레 늘고 있다. 시에 접수된 들개 관련 민원 건수는 2020년 294건, 지난해 403건, 올해(11월 기준) 475건 등이다. 이 중 들개 피해 호소 민원 건수는 올해 70건으로 가장 많았고 지난해 60건, 2020년 44건 등의 순이었다.
화성시는 들개 피해 신고가 잦은 지역과 출몰 예상 지역 등지에 포획틀을 설치하는 등 대응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예산을 늘여 전문 포획단도 구성할 계획이다.
남양주시에서도 최근 3년 동안 포획된 유기·유실견은 2020년 1천576마리, 지난해 1천270마리, 올해(11월 기준) 1천9마리에 달하고 있다.
주민 B씨(49·남양주시 다산동)는 “어두운 곳에서 혼자 대형 유기견을 만날 경우 무서울 수 밖에 없다”며 “유기견들이 야생화되면 노인이나 어린이를 공격할 수 있는 만큼 포획이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불안해했다.
이인모 야생생물관리협회 경기지부 사무국장은 “반려견 관리가 제대로 이뤄져야 버려지는 개들을 최소화할 수 있다. 안전조치에 대한 세부적인 규정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진아 동물자유연대 사회변화팀장도 “들개 피해를 줄이기 위해선 근본적으로 들개 발생 원인을 제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선 지자체 관계자는 “도내에서 해마다 들개로 인한 피해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들개 피해 관련 내년 인력과 장비 등을 확보해 보다 원활하게 유기·유실견을 포획해 주민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남양주·화성=이대현·김기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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