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재료 가격에 허덕이는데 우유 마저 인상… 부담 ‘눈덩이’ 판매가격 올리면 손님 끊기고... 그대로 받자니 적자행진 한숨
#1. 개인 커피숍을 운영하는 임향미씨(54·수원)는 몇 달 전 원두값 상승으로 인해 음료 가격을 300~400원씩 올렸다. 그 여파로 코로나19가 한창일 때보다 손님이 줄어드는 피해를 입었다. 여기에 임씨의 고민이 추가됐다. 이번엔 우윳값이다. 임씨는 “한 번 가격을 올렸더니 손님이 확 줄었다. 이번에도 가격을 올리게 되면 손님이 더 줄어들까 걱정돼 연말까지는 버텨볼 생각이지만 내년엔 인상이 불가피할 것 같다”며 한숨을 쉬었다.
#2. 경기남부지역의 한 전통시장 입구에서 제과점을 운영 중인 황선영 대표(56) 역시 빵 가격 인상을 고려 중이다. 베이킹 원재료값에 이어 우윳값까지 올라서다. 황 대표는 “빵은 당일에 만들어 당일에 소진해야 하는 제품인데 가격을 올리면 손님이 찾지 않으니 울며 겨자 먹기로 마진을 포기하고 버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치솟는 물가 상승 품목에 ‘우유’마저 탑승하자 유제품업계 등 경기지역 소상공인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특히 프랜차이즈가 아닌 소규모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밀크플레이션’(밀크+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내 주요 유업계는 최근 우유 원유 가격 인상에 따라 연속적으로 가격을 조정, 17일부터 흰 우유를 비롯한 유제품 가격을 올리기로 했다.
서울우유의 경우 평균 6%씩 우유 제품 값을 올린 상황이고, 이 외에도 ▲매일유업(평균 9%) ▲남양유업(평균 8%) ▲동원F&B(평균 5%) 등이 각각 값을 높였다.
이로 인해 우유를 주재료로 사용하는 커피숍이나 제과점 등의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볼멘소리가 샌다. 소규모 개인 매장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가격을 올리기도, 유지하기도 난감한 진퇴양난의 기로에 놓인 셈이다.
비단 프랜차이즈 매장도 예외는 아니다. 국내 커피 매장 수 1위인 이디야커피 역시 다음달께 커피 및 베이커리 일부 제품의 가격을 높이기로 가닥을 잡았다. 4년 만의 인상이다.
이러한 상황을 두고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유는 중요한 식재료 중 하나인데 우유 가격이 올라가면 카페, 빵집 등 소상공인들의 원가 부담 역시 커질 수밖에 없다”며 “원유 가격이 인상돼 커피·빵 가격이 오르면 우유의 수요는 계속 줄어들고 가격은 올라가는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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