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팔달문시장 일대 등 단속 피해 판매대 줄이어... 인파까지 몰려 통행 불편 재난발생시 병목현상 우려... 팔달구청 “철거 요청 중”
수원 팔달문시장 일대 길가에 불법 매대 설치가 버젓이 성행하며 시민들의 통행에 지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이태원 핼러윈 대참사가 불법 구조물로 인해 미흡한 대처 및 병목 현상을 가중시킨 만큼 화재 등 재난 상황 시 초기 대응이 늦어질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8일 오전 9시께 팔달문시장과 남문패션 1번가시장. 시장의 상인들이 하나둘씩 가게 문을 열고 장사 준비에 나섰다. 이들은 각자 가게 상품 정리를 한 뒤 간이 책상, 행거, 나무판자 등으로 만든 매대를 상가 앞 도로에 두고 옷, 신발, 내의, 화장품, 가방 등 판매 상품을 진열하기 시작했다.
상인들이 내놓은 매대가 길목마다 들어서자 도로는 금세 좁아졌다. 6~7m였던 도로 폭은 4m 정도로 줄어들었으며 이후 도로 바닥 소방도로 표식은 상인들의 내놓은 매대에 가려 흔적을 찾기 힘들었다.
18년간 시장에서 신발가게를 운영 중인 상인 A씨(68)는 “다들 그러면 안 되는 것을 알면서도 물건 한 개라도 더 팔아야겠다는 욕심 때문에 매대를 최대한 넓게 펼쳐놓는다”라며 “지금까지 이렇게 장사해왔고 단속 때 매대를 잠깐 들여놨다가 단속 후 다시 펼치고 있다”고 조심스레 시장 상황을 전했다. 이어 “매일 나와서 장사를 하니까 영업이 끝난 뒤에도 몇몇 상인들은 매대를 그대로 두고 쌓인 물건만 치우고 있다”고 귀뜸했다.
문을 닫은 가게 앞이나 골목 곳곳에선 배추, 나물, 문어 등 음식물을 판매하는 노점상이 자리했고 자연스레 좁아진 길목 사이로 배달 오토바이가 들어서면 시민들은 아슬아슬하게 노점상과 매대를 피하기 바빴다. 이날 시장을 찾은 김기석씨(52)는 “주말에는 시장을 찾는 사람들이 더 많아 지금보다 훨씬 복잡하다. 서로 부딪칠까 봐 피해 다니기 일쑤”라며 “차가 들어오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걸어 다닐 공간조차 부족해 불편할 때가 많다. 혹시 좁은 시장 골목에서 불이라도 난다면 빠르게 대피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시장을 관리·감독하는 팔달구청은 매일 현장 단속을 통해 소방도로를 침범한 상인들에게 계고장 전달, 과태료 부과 등 행정처분을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팔달구청 관계자는 “상인들에게 충분한 설명과 3주간 계도기간을 두고 과도한 매대 및 설치물은 철거 요청을 하고 있다”며 “다만 상인들이 30여년간 매대를 활용해 장사를 해왔기 때문에 단기간에 개선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시민들의 안전한 보행을 위해 관리를 더욱 강화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은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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