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장은 내 가족 일터... 안전한 경기도 만들기 최선”
재난·재해 위험이나 사건·사고 위협에서 끊임 없이 ‘안전’을 사수하는 이들이 있다. 특히 최근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으로 ‘고위험 개선’에 방점을 찍으며 각종 위기 탈출의 No.1을 외친다. 일터는 물론 생활터전의 무탈을 통해 ‘안전한 경기도’를 구축하려는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경기지역본부 이야기다. 현재 본부의 중점 이슈는 사업장의 사고사망 감축과 자율안전관리체계 기반 조성이다. 무엇보다 전국 건설업 사업장의 14%, 제조업 사업장의 22%가 밀집된 경기남부권에 집중됐다. 지난 8일 취임 100일을 맞은 홍순의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경기지역본부장(56)으로부터 경기도 산업계의 현안과 향후 과제를 들어봤다.
Q 7월1일 취임한 후 최근 임기 100일을 맞았다. 소회는.
A 먼저 고향(경기도 화성시)에서 근무하게 돼 영광으로 생각한다. 한편으로는 경기권역의 높은 산재 사망사고 수준을 생각할 때 부담감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일터의 안전은 누구나 차별 없이 누려야 할 기본적인 권리다. 하지만 우리 경기권역의 경우 활발한 산업활동으로 산업재해 발생률이 전국 평균에 비해 높은 실정이다. 구체적으로 올 6월 기준 사고사망자(84명)만 봐도 전국(446명)의 18.8% 수준이다.
우리 본부는 산업재해 예방을 위해 사망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위험한 건설현장이나 사업장에 대해 패트롤카를 활용한 집중 점검 등 여러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반드시 줄여야 하는 추락, 끼임, 충돌 등과 같은 재래형 사고에 대해서는 고용노동부, 지자체, 민간기관 등과 협력을 통해 끝까지 관리하도록 하겠다. 근무하는 동안 산업재해 사망자를 줄여 ‘안전한 경기도’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한다.
Q 공단 경기지역본부의 주력 사업과 추진 상황은.
A 경기남부지역은 업종, 규모 등 산업이 다양하게 분포하고 있어 산재예방활동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가 어려운 특성을 보인다. 그래서 우리 지역본부에서는 사망사고가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지역(화성, 평택)을 중심으로 선택과 집중하는 전략을 수립해 대응해 나가고 있다.
가장 역점을 두고 관리하고 있는 분야는 건설업과 제조업이다. 관련 사업장만 봐도 건설업은 5만3천493개소, 제조업은 9만1천57개소가 경기남부에 밀집됐다. 올 한해 관내 사업장의 사고사망 감축과 자율안전관리체계 기반 구축을 위해 패트롤 현장점검과 안전보건체계구축 지원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 중이다.
Q 패트롤 현장점검과 안전보건체계구축 지원, 어떤 식으로 이뤄지나.
A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만의 가장 큰 특징을 부각해 소개하고 싶은데 사실 이 모든 게 우리 공단만의 강한 특징이라 설명을 빼놓을 수 없다.
먼저 패트롤 현장점검은 위험 등급별로 세분화해 전략적으로 실시한다. △高위험 등급의 경우 ‘사망사고 발생 및 중상해 다발 시공업체 현장, 민간재해예방기관 하위등급 및 신규기관 관리현장’(건설업)을, ‘기계기구·금속·비금속광물제품제조업 등 고위험 업종과 크레인, 컨베이어 등의 위험기계를 보유한 사업장’(제조업)을 대상으로 맨투맨 밀착관리한다. △中위험 등급의 경우는 최근 5년간 사망사고 다발 지역을 레드존(Red-Zone)으로 설정해 안전보건지킴이 등이 상시 순찰하는 식이다. 그 외에도 △底위험 사업장의 경우 민간기관 협업 및 지자체·상공회의소 등 거버넌스를 활용해 상시 교육 및 홍보를 진행 중이며, 매월 2회 ‘현장점검의 날’을 지정해 활동하기도 한다.
안전보건체계구축 지원도 마찬가지다. 건설업계 현장과 본사를 연계한 3-STEP 컨설팅을 실시해 상반기에만 22곳을 진행한 바 있다. 제조업계에서도 위험성평가 및 유해위험방지계획서·공생협력 프로그램·화재폭발 예방 기술지도를 통해 위험요인 발굴 등을 집중 지원한다. 우수 사업장 발굴 및 맞춤형 컨설팅 지원, 벤치마킹 자료 공유를 통한 양질의 안전보건체계 구축을 유도하는 것이 골자다.
Q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따른 건설업 안전 강화 부분을 빼놓을 수 없는데, 경기도 내 안전 선진화를 위한 본부만의 전략이 있다면.
A 경기권역의 건설업 중대재해 감축을 위해 공사금액 2천억원 이상 현장에 전체 부서가 참여하는 정밀확인반을 운영하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 경기지역본부와의 업무협약을 통한 합동점검, 현장점검 후 안전관리 등급을 부여하는 신호등 사업을 시범 추진 중에 있다. 또 경기남부지역은 코로나19 이후 O2O 사업 활성화로 물류창고 건설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지 않나. 물류창고 사고는 빈도는 낮아도 한 번 사고가 발생하면 대형사고로 이어지기 때문에 각별한 관심을 더해야 한다. 일례로 올 상반기 물류창고 건설현장 사고예방 시스템을 마련, 공단·고용노동부·지자체·소방서·현장관계자로 구성된 안전보건 협의체를 구성 및 운영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올해 경기도 내 산업보건센터를 신설하기도 했다. 4차 산업혁명에 발맞춰 새로운 안전보건환경과 유해위험요인에 대응하기 위함이다. 아울러 과로사 등 취약계층 건강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택배, 콜센터 노동자 건강보호를 종합적으로 지원 중이며, 근로자건강센터(3개소)·분소(3개소)·직업트라우마센터(2개소) 운영을 통해 상담 및 치료 지원을 연계 중이기도 하다.
Q 현장에서 토로하는 어려움은.
A 규모가 작은 사업장일수록 유해위험요인 시설을 개선하는데 기술·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리 공단은 사업장의 근원적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중소규모 사업장을 대상으로 △안전 투자 혁신사업 △재해예방 시설개선 보조금(클린사업) △융자사업 등의 재정지원사업을 전개한다.
이 중 하나인 ‘안전투자 혁신사업’은 50인 미만 중소 제조사업장을 대상으로 사고 사망 발생 위험이 큰 위험 기계·기구를 교체하고 뿌리산업의 노후 공정 등을 개선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러한 재정사업 지원을 희망하시는 사업장은 공단에 관심을 갖고 문의해주시길 희망한다.
Q 정부 부처나 여타 다른 관계기관과의 연계 사업도 궁금하다.
A 지자체 및 유관기관과의 안전 거버넌스 구축을 통한 시너지 효과 발생을 위해 다방면에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경기권역 사고사망자의 28.6%(24명)가 발생한 화성지역의 산재예방을 밀착관리하기 위해 화성시와 상공회의소를 통해 교육 및 홍보사업을 협업해 추진할 예정이다. 화성상공회의소 회원사 CEO를 대상으로 경제인포럼 등 월례회의 진행 시, △사업장 안전보건경영시스템 등 자율안전관리체계 구축 지원 △사고성 재해예방을 위한 공단 사업 연계 방안 △안전점검 및 캠페인 등 안전문화 조성지원 등 산재예방을 위한 교육 및 홍보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이와 함께 관내에서 중대재해 등 사망사고 발생 시 사고 개요 및 재발 방지 안전 대책 등을 포함한 중대재해 속보를 즉시 전파하고자 한다. 건설업은 안전보건협의체 등 약 240개소, 제조업은 관내 산업단지 내 입주 사업장 약 3천600개소 및 화성·평택 상공회의소 회원사 약 2천800개소에 배포하고 있다.
Q 임기 내 목표는.
A 공단에서 30여년을 근무하면서 ‘사업장은 내 가족이 일하는 곳’이라 생각하고 안전에 진심을 다했다. 입사했을 당시에는 내 부모님이, 세월이 흘러 지금은 내 자녀의 일터라는 생각으로 업무에 임한다. 올해 목표는 ‘제일 안전한 경기도’를 만드는 것이다. 수치상으로 작년 사고사망자 138명에서 약 10%인 13명을 감소시키는 것이고, 근원적으로 주요 위험요인에 대한 대비와 함께 안전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을 개선시키는 것이다.
일터에서 사망사고가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건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사고와 기계 등에 끼이거나 지게차 등에 부딪히는 사고다. 이에 대한 예방조치 후 작업을 진행하는 안전문화가 형성돼야 한다. 그러나 일터나, 생활 속에서 아직도 ‘설마’, ‘빨리빨리’ 하는 안이한 생각으로 사고예방을 어렵게 하고 있다. 이러한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사업주는 안전보건체계 구축·운영에 따라 작업장의 안전조치와 근로자의 건강상태 등을 수시로 살펴야 한다. 또 근로자는 본인뿐 아니라, 주변 동료 근로자의 작업 안전상태도 다함께 살펴주는 액티비티 케어(Activity care)의 안전문화 형성이 중요하다.
Q 마지막으로 전할 말.
A 곧 가을철 마지막 절기인 서리가 내리기 시작한다는 ‘상강’이다. 이 시기에는 대기가 건조해져 화재사고 발생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 사업장에서 용접·용단 및 연마 등 화기작업을 실시할 때에는 고온의 불씨 수천 개가 수평방향으로 최대 11m까지 흩어질 수 있다. 때문에 반드시 화기작업 안전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화학물질을 사용하는 사업장은 유증기 누출에 의한 폭발이 대형화재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안전한 경기를 위해 지자체, 유관기관들과의 안전 거버넌스체계를 구축해 시민들이 일을 하거나 생활할 때 안전을 먼저 생각하고 행동하는 안전실천을 통해 안전문화가 정착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배나 비행기가 위험하다고 타지 않을 수는 없는 것처럼, 일터에 위험요소가 있다고 일을 안 할 수는 없다. 이제는 위험을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위험을 안전하게 관리해야 하는 시대다. 안전에 지름길은 없다는 마음으로, 원칙과 기본을 지키는 것이 최고의 안전 비결이다. 일을 하거나 생활을 할 때 안전의 원칙과 기본을 지켜주시길 당부드린다.
이연우기자/사진=김시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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