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청소선 ‘경기청정호’ 안산행...폭우·태풍 등에 쓰레기장 된 풍도 市·주민 등 해안가 정화 작업 온힘...13일까지 도서지역 일제 청소기간
“깨끗해진 해안가를 보니 제 마음까지 맑아진 기분입니다”
6일 오전 화성시 서신면 전곡항. 오전 11시30분이 되자 해양청소선인 ‘경기청정호’가 우렁찬 소리와 함께 서해바다를 가르며 나아가기 시작했다. 1시간30여분을 달려 도착한 풍도(안산시)의 동쪽 항구. 주변에 수산자원이 풍부해서 지어졌다는 풍도라는 이름에 걸맞게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하지만 섬 서쪽 해안가에 다다르자 사뭇 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해안가 곳곳에는 지난 폭우에 떠밀려 온 폐그물·폐어구가 잔뜩 쌓여 있었고, 바다에서 부표로 쓰이던 스티로폼도 잘게 부서진 채 흩어져 있었다. 관광객들이 버리고 간 플라스틱병도 20여m를 걸을 때마다 하나씩 보였다.
오후 1시가 조금 넘자 앞서 출발한 인력수송선 ‘경기바다호’를 타고 온 경기도, 안산시 관계자들과 풍도 주민 등 20여명의 작업자들은 목장갑과 장화 등으로 무장한 채 해안가 정화 작업에 나섰다.
이들은 자갈이 가득한 풍도의 해안가를 걸으며 100ℓ 마대 자루에 각종 쓰레기를 주워담았다. 바위에 깔린 폐그물부터 자갈 틈새에 낀 스티로폼까지 마치 내 집을 치운다는 마음으로 작은 쓰레기도 놓치지 않았다.
정화활동에 참여한 김승기씨(56)는 “최근 태풍과 폭우로 해안가에 쓰레기가 많이 떠내려왔다”면서 “이렇게 치우고 나니 마음까지 정화되는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민영일 풍도 어촌계장은 “양이 너무 많아서 섬 주민들끼리는 엄두도 안 나는 작업인데, 도에서 정화 활동에 나서주니 고맙다”며 “아름다운 풍도가 유지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기도에 따르면 도는 6일부터 13일까지 ‘도서지역 일제 청소기간’으로 정하고 도내 섬 해안가에 쌓인 쓰레기를 집중 처리한다. 지난달 한반도를 강타한 ‘힌남노’ 등 태풍 이후 섬 지역에 떠내려온 해양쓰레기가 급증한 데 따른 조치다.
이날 수거된 3t가량의 해양 쓰레기는 크레인을 통해 해양청소선 ‘경기청정호’에 실렸다. 이후 내륙에서 폐기물 전문 수거업체에 전달해 처리될 예정이다. 경기도는 풍도를 시작으로 7일에는 육도(안산시), 11일과 13일에는 국화도(화성시)와 입파도(화성시) 등의 해양쓰레기를 수거할 계획이다.
한편 경기청정호는 지난 2020년 12월 첫 출항해 지난해부터 경기도 인근 앞바다에서 쓰레기 수거활동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에는 총 139t의 도서지역 쓰레기와 해양 침적폐기물을 수거했다.
한수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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