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 1층 상가 대부분 공실... 청주·광주행 노선 1~2대꼴 정산 소송 탓에 제기능 못해...“앵커시설 등 정상화 노력해야”
“송도복합환승센터요? 시골 시외버스 터미널보다 못해요.”
4일 오전 11시께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내 복합환승센터 지상 2층에 있는 환승센터 매표소. 이 매표소가 있는 ‘INSTAR III’ 블록은 텅 비어있고, 아무도 들어갈 수 없도록 유리문이 잠겨있다. 매표소 안에 있는 의자에는 수년간 쌓인 듯한 먼지만 수북해 사실상 ‘유령건물’이다.
현재 이 환승센터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는 1층 정류장도 인적을 느낄 수 없는 것은 마찬가지. 이 정류장에서는 청주행과 광주행 노선이 1일 1~2대만 오갈뿐이다.
환승센터 지하 1층에 자리 잡은 상가들은 대부분 공실이다. 총 20여개의 상가 중에 현재 편의점 1곳만 들어와 있다. 편의점 주인 이행기씨(55)는 “버스가 오가는 전용도로까지 있는 버스터미널인데, 버스가 없다”며 “언제까지 이럴지 알 수가 없다”고 했다.
송도의 복합환승센터가 13년째 제 역할을 못하고 시내버스 정류장으로 전락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지난 2009년 사업비 1천541억원을 들여 전국 각지에서 인천국제공항을 오가는 버스들이 환승할 수 있는 투모로우시티를 건설했다. 이후 공사비 정산 소송 등에 휘말리면서 이 복합환승센터는 2017년까지 공실로 남았다. 인천경제청은 지난해 이 건물 절반 이상의 사무실 공간에 ‘인천스타트업파크’를 조성했다.
하지만 환승센터는 1일 3~4명의 이용객만 찾고 있다. 환승센터 이용객은 지난 2020년 7천500명, 지난해 1천400명에 그치고 있다. 대부분 시민들이 남동구의 인천종합버스터미널에서 공항버스를 이용할 뿐, 송도에 있는 이 곳까지 오지 않기 때문이다.
지역 안팎에서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노선이 들어서는 오는 2027년까지는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인천시가 GTX-B의 환승센터를 인천도시철도(지하철) 1호선 인천대입구역 인근에 만들기로 한 만큼, GTX-B가 개통해도 송도 복합환승센터는 제기능을 하기 힘들다. 환승이라는 기능이 겹치는 만큼, 별도로 운영하는 것이 더 비효율적인 탓이다. 이로 인해 인천경제청은 GTX-B 환승센터가 들어서면 아예 현재 복합환승센터는 다른 용도로 쓰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금기정 명지대학교 교통공학과 교수는 “송도가 주거지역이 많은데다, 이 곳은 그동안 유동인구가 많지 않다”며 “(인천경제청이) 교통수요 등의 예측에 실패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유동인구를 높이려 앵커시설을 추가로 유치해야 터미널 역할의 정상화를 꾀할 수 있다”고 했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버스 회사가 노선을 대거 줄이다보니, 최근 복합환승센터 이용객이 급감했다”고 했다. 이어 “현재는 GTX-B 환승센터가 생기면 유동인구가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최대한 복합환승센터를 활성화활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했다.
김지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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