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루지 못한 천하장사의 꿈 안산시청에서 이뤘다” 안산시청 여자 씨름단 김기백 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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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시청 여자 씨름단 김기백 코치.

“제가 이루지 못한 천하장사의 꿈을 여자 씨름의 절대 강자인 안산시청팀에서 이뤄냈습니다.”

국내 여자 씨름판의 절대 강자인 안산시청 여자씨름단의 위상을 이어가기 위해 모래판에서 선수들과 샅바를 잡고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는 김기백 코치(38).

2007년부터 안산시청에서 선수생활을 시작한 김 코치는 그간 10년 동안의 선수생활 당시 대통령기 대회 우승 등 굵직한 성적을 거뒀지만 천하장사 황소는 선수 김기백이 들어 올릴 수 없는 꿈으로 남았다.

그런 그가 2017년부터 그간의 성적과 성실함을 인정 받아 같은 팀 코치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하며 지도자로 천하장사에 도전하게 됐다.

현 여자 씨름판에서 그는 천하장사를 길러낸 명조련사로 이름을 날리고 있지만 처음 지도자로의 출발은 그리 순탄치 않았다.

그가 처음 코치를 시작했을 당시 남자 씨름은 인기가 높아 우수 선수들의 높은 몸값과 치열한 스카우트 경쟁 등으로 한정된 재정으로는 잠재력 있는 선수를 발굴 육성하고 밤낮으로 훈련에 매달려도 천하장사의 벽을 넘는 데 한계를 느꼈다고 한다.

이 같은 어려움에 그는 2019년 안산시청과 함께 효율적인 씨름단 운영과 성적을 위해 씨름단을 남성팀에서 여성팀으로 변경하기로 결단을 내렸다.

김 코치는 “안정적 성적을 내고 있는 남성팀을 여성팀으로 변경하는 것은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며 “여자 선수는 남자 선수와 달리 유년 시절부터 씨름을 시작한 선수들이 아닌, 늦은 시기에 씨름을 시작한 선수들이 많아 훈련 과정과 숙소생활 등 적응이 어려워 지도도 몇 배 힘들고 선수 본인들도 많이 힘들었든 게 사실"이라고 회상했다.

이러한 어려움에도 그는 감독과 함께 현재 여자 씨름판의 간판 선수인 최희화(천하장사 2회)와 이아란(장사 6회), 김다혜(장사 5회) 등 여러 선수를 발굴해 본격적인 훈련과 팀워크를 통해 선수 때 이루지 못한 천하장사의 꿈을 지도자로 이뤘다.

그동안 그는 총 26개 여자 체급 장사, 단체전 5회 우승, 전국 대회 13개 우승 등 굵직한 결실을 맺었으며 특히 올해는 출전한 경기 가운데 단체전을 모두 우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김 코치는 “우리 민속 씨름의 경우 늘 명절에 경기가 있는 특성상 학생 시절부터 지금까지 명절을 가족과 보낸 적이 없어 가족에게는 미안하지만 이 길을 후회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며 “안산시청 씨름단이 앞으로도 시민들에게 사랑 받고 자랑이 될 수 있는 팀이 될 수 있도록 선수들과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안산=구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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