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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인터뷰] 변권철 ㈜모꼬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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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인터뷰] 변권철 ㈜모꼬지 대표

멤버 3명 시작해 애니 ‘고고다이노’ 탄생...경기콘텐츠진흥원 도움 받아 기반 다져
‘콩순이·꾸다’ 제작해 해외까지 영역 넓혀...메타버스 유저 커뮤니티 최근 ‘NFT’ 출시
캐릭터 세계관 담아… 어른까지 참여 확장-인재 유출 국가 손실, 정부 지원 뒷받침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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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권철 ㈜모꼬지 대표가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국내 콘텐츠의 세계적 경쟁력 강화를 위해 애니매이션 산업계와 정부의 소통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은진기자

고고다이노·콩순이… 경기도 콘텐츠, 亞 넘어 세계로 간다

한국의 출산율은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지만 캐릭터와 장난감 등 유아·아동을 위한 ‘키즈(Kids) 콘텐츠’ 시장은 그 규모가 날로 커지고 있다. 부모를 비롯한 조부모까지 한 아이에게 지출을 아끼지 않는 식스포켓 현상의 영향인데, 바야흐로 ‘키즈 콘텐츠’ 전성시대가 도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시대 흐름에 발맞춰 ‘경기도 콘텐츠의 힘’을 아시아 전역에 뻗치고 있는 변권철 ㈜모꼬지 대표를 4년 만에 다시 만났다.

Q. 어떻게 지금의 ㈜모꼬지가 탄생하게 됐나.

A. ㈜모꼬지는 다양한 키즈 콘텐츠를 기획 및 제작하는 기업으로 지난 2009년 부천시에서 첫발을 내디뎠다. 저를 포함한 창립 멤버 3명이 모두 경기콘텐츠진흥원 애니메이션 아카데미 출신으로, 경콘진에서 키즈 콘텐츠 중심의 애니메이션 산업 기반을 마련하면서 경기도와의 깊은 인연이 시작됐다.

2015년에는 대표작인 TV애니메이션 ‘고고다이노’가 중국 로타 스튜디오와 공동 제작해 탄생했으며, 이듬해인 2016년부터 국내 TV 채널에서 방영을 시작했다. 지난해 ㈜모꼬지의 대표작 ‘고고다이노’의 다섯 번째 시즌을 마무리하고 현재 새로운 애니메이션 ‘상상꾸러기 꾸다’를 방영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캐릭터를 기반으로 한 ‘키즈카페’ 등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지난해에는 키즈 콘텐츠에서 더 나아가 종합엔터테인먼트 회사로 발돋움하겠다는 의미로 ‘스튜디오모꼬지’라는 이름에서 ‘㈜모꼬지’로 사명을 바꾸기도 했다.

㈜모꼬지는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창업 이후 고정비용, 인건비 등으로 어려움을 겪던 중 경콘진의 도움을 받아 안정적인 기반을 다질 수 있었다. 덕분에 ‘고고다이노’, ‘엉뚱발랄 콩순이’의 기획부터 제작까지 참여하게 되면서 ‘우리’만의 콘텐츠를 개발할 수 있었다. 당시 경기도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기에 지금의 ‘모꼬지’가 존재한다.

Q. 체질 개선으로 급격한 매출 신장을 이뤄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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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모꼬지는 2017년부터 5년간 경콘진의 도움을 받아 성장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직원 수가 15~20명가량 되는 작은 규모의 회사였지만, 종합 엔터테인먼트로 변모하기 위해 현재는 직원을 39명으로 늘리는 등 다양한 부분에서 체질개선에 들어갔다.

작년까지 모든 인력이 제작에 투입되는 제작회사였던 반면 지금은 제작 인력보다 관리·사업팀 인력이 더 많다. 7명의 PD가 프로젝트의 주축이 되고, 제작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중국 등 제3국으로 아웃소싱을 보내고 있다.

현재 ㈜모꼬지의 자체 인력은 39명 밖에 되지 않지만 외부 협력 업체 등의 인력까지 합치면 100명이 넘는다. 해외로 아웃소싱을 보내면서 이전보다 더 방대한 콘텐츠 제작이 가능해졌다. 국내에서만 제작했을 경우 1년에 만들 수 있는 애니메이션 분량이 200분 정도였다면, 해외로 아웃소싱을 보내게 되면서 연간 1천200분 분량을 서비스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러한 노력으로 ㈜모꼬지의 지난해 매출은 약 42억원을 기록했으며 올해 상반기에만 3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하반기까지 더하면 올해 매출이 약 60억~8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돼 지난해에 비해 두 배 가까이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4년 전보다는 7~8배가량 늘어난 수치다.

Q. 최근에 NFT까지 출시했다고 하던데.

A. 최근 NFT(대체 불가능한 토큰)를 출시하면서 더 넓은 범위로 확장을 꿈꾸고 있다. 이제는 방송권료만으로 제작비를 충당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애니메이션산업의 다각화가 이뤄져야 한다.

㈜모꼬지가 IP(지식재산권)산업에 최적화된 캐릭터 사업을 하면서 완구·출판 등 오프라인 공간사업까지 진행하고 있던 중 ‘메타버스’의 시대가 열렸다. 가상인물과 세계관을 만들어 재밌는 스토리를 보여주는 게 메타버스 공간인데, 이에 최적화된 것이 바로 IP산업이다.

NFT가 메타버스 유저들의 커뮤니티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고고다이노’ 이후 ㈜모꼬지가 만들어낼 다양한 캐릭터들의 세계관을 NFT를 통해 담을 예정이다.

무엇보다 캐릭터를 직접 소비하는 유·아동의 NFT 접근이 어려울 것이란 예상에도 불구하고 NFT를 기획하게 된 이유는 ㈜모꼬지의 콘텐츠가 유아·아동뿐만 아니라 이들의 ‘가족’까지 끌어당기는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아이를 통해 어른들까지 NFT에 접근할 수 있어 확장성이 크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어릴 때 경험했던 것들을 오랫동안 기억한다. 20여년 전 방영한 ‘포켓몬스터’가 아직까지도 많은 분들에게 사랑받는 것처럼 10~20년 후 지금의 어린이들이 ‘고고다이노’를 그리워하고 추억하는 때가 오길 기대한다.

Q. 향후 콘텐츠 산업에 있어 정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A. OTT 플랫폼의 증가 등 콘텐츠 산업 환경에 변화가 찾아오면서 지속가능한 콘텐츠로 거듭나기 위해 애니메이션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 고민되는 상황을 맞이했다.

IPTV가 성행했던 시절에는 적정한 금액을 주고 콘텐츠를 구매하는 판매처가 있었기 때문에 매출이 증가했지만, 콘텐츠 구매단가가 낮은 OTT로 소비자들이 발길을 돌리면서 오히려 매출이 줄었다.

현재 OTT 시장에서 애니메이션이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시장이 조금 더 성숙해져야 할 필요가 있다. 넷플릭스를 제외한 대부분의 OTT가 애니메이션에 적극적인 투자를 꺼리데, 세계로 뻗어나갈 국내 애니메이션 산업의 활성화를 위해선 정부와 꾸준한 논의가 필요하다.

현재 우리나라의 많은 애니메이션 종사자들이 게임 산업 분야로 빠져나가고 있는 상황인 데다 ㈜모꼬지 역시 해외로 콘텐츠 제작을 보내는 것이 국가적인 손실이라고 할 수 있다.

해외 대신 국내에서 콘텐츠를 제작하는 경우 정부에서 세금 혜택을 주거나 인력을 보조해주는 등 애니메이션을 위한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 애니메이션을 영화산업처럼 만들어나가기 위한 정부 차원의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다.

이은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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