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해수욕장 피서객 ‘방역 불감증’ 만연...방역수칙 안내 실종 ‘튜브 대여’ 현수막만 ‘거리두기’ 없는 파라솔… 감염 위험 노출...전문가 “고위험군 전파 우려 경각심 필요”
여름 휴가철과 겹친 지난 주말 연휴 인천 대표 해수욕장 곳곳에서 피서객들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휴양을 즐기는 모습이 포착되는 등 ‘방역 불감증’ 행태가 여실히 드러났다.
15일 인천 중구 영종도 을왕리해수욕장. 해변에는 모처럼 연휴를 맞은 가족, 연인, 친구 등과 함께 온 피서객들로 북적였다. 피서객들은 물놀이를 즐기거나 백사장에서 모래 놀이 및 파라솔에 앉아 휴식을 취하는 등의 모습으로 연휴를 즐겼다.
하지만 해수욕장에 걸린 각종 현수막 중 마스크 착용 및 방역수칙 준수가 적힌 현수막은 볼 수 없었다. 걸린 현수막이라고는 파라솔과 튜브 대여, 물놀이 안전사고 예방 등에 불과했다. 결국, 해변에는 마스크를 완전히 착용한 사람보다 턱스크 등 마스크를 제대로 쓰지 않거나, 아예 쓰지 않은 사람들이 더 많이 보였다.
전날 오후 인근 왕산해수욕장도 노마스크로 당당히 마지막 여름 휴가를 즐기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가족단위 피서객이 많다 보니,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백사장 위를 뛰어 놀거나 물놀이를 즐기는 아이들도 적지 않았다.
이곳 역시 파라솔과 튜브 대여, 물놀이 안전사고 예방 등의 현수막은 곳곳에 걸려있지만, 마스크 착용 및 방역수칙 준수가 적힌 현수막은 찾기 힘들었다. 특히 다닥다닥 붙은 파라솔에서 쉬는 피서객 대부분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있어 감염 확산에 취약해 보였다.
을왕리·왕산해수욕장 인근 마을주민들에 따르면 이곳 해수욕장들은 지역 주민회에서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인력 부족으로 피서객들에게 일일이 방역수칙을 준수하도록 당부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입장이다. 한 마을 주민은 “주민회 등에서 적극적으로 피서객을 통제할 인력이 부족하고 외지 사람들과 실랑이를 벌이기를 꺼리는 것이 마을 주민의 모습”이라며 “피서객 스스로가 방역수칙을 지켜야 하는데 물놀이를 하면서 마스크를 쓰는 것도 답답할 것 같아 뭐라 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일부 피서객의 ‘방역 불감증’으로 인해 코로나19 감염 재유행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두 자녀와 함께 을왕리해수욕장에 온 조민선씨(40·여)는 “아직 코로나19가 종식하지 않았고 재확산하는 추세라 불안한 마음에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지만 주변을 둘러보니 마치 코로나19가 종식한 상황으로 착각할 정도로 마스크 착용율이 낮은 것 같다”고 걱정했다.
김우주 고려대학교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가 경증이라는 생각에 자칫 방심할 수 있지만 가족이나 동료 중 고위험군에게 전파시킬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며 “지금은 코로나19가 확산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전국 6만2천78명, 인천 2천982명이다. 누적 확진자는 전국 2천141만8천36명, 인천 124만3천807명으로 각각 집계됐다.
이민수·김수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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