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공무원·자원봉사자 ‘합심’...폭우로 잠긴 집 정리 여념없어 밥차·생필품 전달 수재민 위로...道 “비상근무 등 관리·예찰 강화”
도내 곳곳 수해 복구 ‘구슬땀’
수마가 할퀴고 간 경기지역 수해 현장에서 시민들과 공무원, 민간 자원봉사자들이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
11일 정오께 수원특례시 권선구 고색동. 10여채의 다가구주택의 반지하 가구 창문에 걸쳐진 20여개의 주황색 호스가 눈에 띄었다. 이 호스는 기록적인 폭우로 물에 잠긴 반지하 가정을 일상으로 되돌리기 위한 생명줄과 같은 호스다.
또 거리 곳곳에는 전자레인지 등 가전제품과 옷가지가 수북이 쌓인 20여대의 리어카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아내와 함께 이곳에 거주 중인 최연태씨(80·가명) 역시 빗물에 젖어 퀴퀴한 냄새를 풍기는 의류를 서랍장에서 꺼내 거리에 내놓고 있었다. 최씨는 “어제만 해도 사람 한 명이 다닐 수 없을 정도로 거리에 가구 등이 널브러져 있었는데 지금은 많이 정리된 상황”이라며 “나이가 많은 이웃은 잠깐 거처를 옮겼다가 시간이 날 때마다 틈틈이 집 정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윽고 지친 기색이 역력한 주민들한테 작은 선물이 도착했다. 인근 평동 행정복지센터 직원 등 5명이 물과 휴지, 라면을 들고 동네 곳곳을 방문한 것이다. 이들은 이날 오전부터 물에 젖은 가구를 밖으로 빼내는 한편 오후에는 소독약을 뿌리는 등 복구 작업에 여념이 없었다.
성남시 중원구 은행2동에선 얼굴에 땀이 송골송골 맺힌 자원봉사자 3명이 뻘밭이 된 다가구주택 1층 복도를 치우고 있었다. 건물 밖에는 가재도구가 한가득 담긴 대형 봉투 30여개와 널빤지 등을 포클레인 기사가 쓸어 담고 있었다.
여기에 광주시자원봉사센터는 산사태로 한때 마을 전체가 고립되는 피해를 본 남한산성면 검복리 마을에 ‘밥차’ 한 대와 이동 ‘목욕차’ 한 대를 급파하기도 했다. 자원봉사자들은 마을회관에서 임시 대피 중인 수재민들과 복구 현장 작업자들에게 점심을 제공했다.
이런 가운데 경기도와 각 시·군은 하천, 산림, 도로 등 총 59건의 공공시설에 대한 복구 작업을 완료했다. 여기에 침수된 주택·상가 155채의 배수 작업을 진행하는 한편 물에 잠긴 차량 315대를 견인했다.
도와 31개 시·군 공무원 7천318명은 비상근무를 계속하며 산사태 우려 지역이나 급경사지, 공사장 등 수해 취약지와 하천 등에 대한 상황 관리 및 예찰 활동을 강화할 방침이다.
도 관계자는 “이번 폭우로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주민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한다”며 “이른 시일 내에 복구 작업이 완료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정민·박병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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