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대부도 갯벌 찾은 ‘저어새’...세계적 멸종위기종 ‘자맥질’ 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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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 대부도 갯벌에서 세계적 멸종위기종인 저어새가 목격됐다. 사진은 저어새가 대부도 갯벌에서 먹이활동하는 모습. 최종인 시화호지킴이 제공

안산 대부도 갯벌에서 이례적으로 세계적 멸종위기종인 저어새가 무리로 자맥질(먹이활동)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4일 안산시와 환경단체 등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대부동 구봉도 갯벌에서 저어새 100여마리가 무리를 지어 먹이활동하는 모습이 목격된 뒤 이곳에 계속해 나타나고 있다.

천연기념물이자 세계적 멸종위기종인 저어새는 국내 서해안을 비롯해 홍콩과 대만, 베트남, 필리핀 등지서 서식 중이지만 한반도 서해안 무인도에서도 서식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세계적으로 2천400여마리(지난 2010년 기준)만 남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 보호종이다.

저어새는 작은 물고기나 개구리, 올챙이, 조개류 등을 잡아먹는데 이 같은 먹이습성에 따라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지역(일명 기수지역)에서 먹이활동을 한다.

환경단체는 대부도 구봉도 갯벌은 수심이 깊지 않고 사람들의 간섭이 적어 오랜 시간 먹이활동을 할 수 있다는 특성으로 인해 저어새 무리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난 1990년 서해안 볼음도 해안가에서 작게는 10여마리, 많게는 40여마리가 관찰됐지만 곳곳에서 갯벌을 매립하거나 해안도로 건설 및 확장 등은 물론 각종 공사 등으로 오염물질이 유입되면서 저어새 번식지와 먹이활동 등이 위협받는데다 보호지역 설정 뒤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저어새의 서식지 이탈이나 번식실패 등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

대부동 구봉도 갯벌에서 무리로 목격된 저어새는 다음달까지 막바지 먹이활동을 한 뒤 따뜻한 지역으로 이동한다.

최종인 시화호지킴이는 “저어새가 이렇게 무리를 지어 나타나는 건 이례적”이라며 “세계적 멸종위기종인 저어새를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안산=구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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