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시 능곡동, ‘떡봉회’ 오원정 대표

사랑담은 떡국 한 그릇, 지역사회를 든든하게 채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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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의 시작을 여는 한 그릇 음식 떡국이 시흥시 능곡동에서는 의미 있는 하루를 여는 떡국이 돼 어르신의 허기를 달래고, 마음까지 온정으로 가득 채운다.

그 중심에는 십년째 ‘떡봉회(떡국으로 나누는 봉사회)’를 운영하며 어르신에 도움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홍반장이 돼 달려가는 능곡동의 오반장, 오원정 대표(58)가 있다.

그가 오반장으로 활약을 시작한 건 지난 2006년부터다. 자녀가 다니는 학교의 녹색어머니회 활동에 참여한 게 봉사의 시작이었다. 부창부수라 했던가. 통장으로, 주민자치회위원으로 마을을 위해 청소년을 위해 다양한 활동에 주력해 온 그는 시흥시노인종합복지관에서 운영위원으로 활발한 활동 중인 남편을 따라 어르신을 돕는 활동 영역을 조금씩 넓혀왔다.

그렇게 알음알음 봉사활동을 펼치다가 2012년에는 본격적으로 떡봉회를 결성하며, 어르신의 결식 예방 지원을 비롯해 건강 도우미 역할은 물론이고 마음돌봄 상담지원, 생신 챙기기, 경로효친 사상 확산까지, 어르신이 따뜻한 세상을 위해 회원들과 애쓰는 중이다.

특히 코로나19 발생 이전에 그는 매월 첫째 주 토요일마다 어르신들을 모셔 떡국을 대접했다. 사랑으로 끓인 떡국을 맛있게 드시는 어르신들의 모습에 그의 마음도 덩달아 배불렀고, 어르신들에 말동무를 해드리면 즐거워하시는 모습에 큰 보람을 느꼈다.

그는 “지역 내에 어렵게 혼자 거주하시는 어르신이 생각보다 굉장히 많다. 평일에는 그나마 복지관에서 끼니를 때우지만 복지관이 문 닫는 주말이면 어김없이 혼자 보내는 홀몸어르신에게 함께 밥을 먹으며 정을 나눌 말 벗은 그저 그리움의 대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사계절 내내 어김없이 진행된 떡봉회 행사가 코로나19로 중단됐을 땐 마음이 몹시 아팠다고 한다.

대신 떡국을 밀키트로 만들어 직접 전달하기도 했고 김장 김치를 만들어 안부 인사와 함께 어르신들을 찾아뵈며 정서적 안정감이 유지될 수 있게 도왔다.

유독 그가 어르신을 더 적극적으로 챙기는 이유는 단 하나, 지역의 큰 어른 같은 어르신들이 모두 내 부모 같기 때문이다.

지난해 오 대표는 지역복지 발전을 위해 다년간 솔선수범한 노고로 우수 봉사자로 선정돼 경기도지사상 표창을 받았다.

떡국에 감사하다며 고마워하던 어르신이 어느 날 보이지 않을 때가 봉사활동 중 가장 슬픈 순간이라고 전한 오 대표는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는 게 봉사인 만큼, 망설이지 말고 주변 홀몸 어르신을 한 번 더 살피고, 도움의 손길을 건네는 데 더 많은 시민이 용기를 내면 좋겠다. 봉사의 문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시흥=김형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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