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관로 확장 않고 인근 ‘세계정원 경기가든’ 조성 공사 폭우 때마다 빗물 한꺼번에 몰려 토사·흙탕물 대량 유입 수질·생태 회복 조성 취지 무색… 道 “배수시설 확대 검토”
“집중호우만 내리면 인근 공사현장에서 밀려 드는 토사와 흙탕물은 물론 오염물질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30일 오전 9시30분께 안산시 상록구 선진안길 80-13 갈대습지 인근. 이곳에서 만난 최종인 시화호 지킴이는 하늘만 올려다 보며 망연자실했다. 이곳에는 시간당 45㎜가량의 호우가 쏟아지고 있었고, 인근 경기도가 조성 중인 ‘세계정원 경기가든’(이하 경기가든) 건설현장에서 다량의 토사와 함께 흙탕물이 끝도 없이 갈대습지로 밀려 들고 있었기 때문이다.
최종인 시화호 지킴이는 “수질개선을 위해 조성된 갈대습지에 비가 쏟아질 때마다 오염물질 등이 유입되고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해당 갈대습지는 지난 1997년 한국수자원공사가 시화호 상류 103㎡에 268억원을 들여 8년여 동안의 공사기간을 거쳐 조성한 뒤 지난 2014년 4월 안산·화성시로 관리를 이관했다. 시화호 상류 3개 하천에서 유입되는 오·폐수를 자연정화기능을 통해 수질을 개선하고 시화호 생태계 회복을 위해서다.
하지만 인근에서 조성 중인 경기가든 공사현장에선 집중호우 시 토사와 훍탕물이 오염물질과 함께 유입돼 갈대습지 조성취지를 무색케 하고 있다.
경기가든이 조성 중인 부지는 지난 1993년부터 수도권 8개 지자체에서 발생한 쓰레기들이 매립된 곳이다. 경기도는 735억여원을 들여 오는 이곳에 2025년 완공을 목표로 경기가든을 조성 중이지만, 이 과정에서 쓰레기 매립장으로 사용하기 위해 설치했던 우수관로를 확장하지 않아 집중호우 시 토사와 흙탕물이 오염물질과 함께 갈대습지로 유입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 2020년 9월에도 이곳에서 악취를 풍기는 침출수로 추정되는 거품물이 빗물과 함께 갈대습지를 거쳐 시화호로 유입돼 생태계 파괴가 우려됐었다.
경기도 관계자는 “담당자가 현장 확인 중”이라며 “경기가든 공사가 진행 중인 만큼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배수시설 확대 등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안산=구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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