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는 파티는 없다. 저금리 유동성 파티가 언젠가는 끝날 줄 알았지만 막상 파티가 끝난 후 마주하는 현실은 냉혹하기만 하다.
5월까지만 해도 우크라이나 전쟁이 마무리가 될 것이고 유가와 곡물가격도 안정되면 인플레이션도 잡히겠지 이런 기대감이 있었다.
이런 막연한 기대감은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8%가 넘으면서 산산이 부서졌고 이제는 경제성장보다는 인플레이션이 최우선 과제가 되면서 미국의 기준금리는 자이언트스텝(0.75%p)으로 올려 단숨에 우리나라와 동일한 1.75%가 되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올해 말까지 3.25~3.5%까지 올릴 수 있다는 예고를 하고 있다. 엎친 데 덮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의 내부 자료를 인용해 최악의 미국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4~7% 올려야 한다는 보도까지 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금리인상을 하느냐 안 하느냐가 아니라 0.25%p냐 빅 스텝(0.5%p)이냐 선택지만 남았다.
조만간 한미 간 금리역전이 불가피해 보인다. 한미 간 금리역전이 되면 한국에 유입된 투자자본 유출 가능성이 커진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금리역전이 되었지만 자금 유출은 없었다고 반박의 목소리도 있는데 그때와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지금 우리나라는 3고1저(고금리, 고유가, 고환율, 저성장)의 경제위기 상황이다.
어찌 되었건 올해 말까지 한국은행 기준금리도 3%까지는 가리라 각오해야 할 것 같다. 연말이 되면 5%이하 시중은행 담보대출 상품을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다. 2020년 변동금리 대출을 받은 분들이라면 이자 부담이 2배 이상 올라갈 수 있다.
대출금리가 이렇게 올라가면 늘어난 이자부담 만큼 이 정도 수익률은 나와야 투자하겠다는 요구 수익률도 높아지게 되는데 기대 수익률이 낮아지는 지금 분위기에 과도한 상승에 대한 피로감까지 함께 맞물리면서 부동산시장은 사실상 꺾였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빨리 잡히면서 금리인상 속도가 늦춰지면 모를까 예상처럼 기준금리가 올라가면 주식, 코인, 부동산시장 모두 약세가 불가피하다.
2년 전 1%대 예금금리를 보고 차라리 부동산이라도 투자하자던 수요는 대출금리보다 낮아진 투자수익률에 차라리 예금이 낫다고 판단하면서 금융권으로 시중의 유동성이 상당부분 흡수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상가, 생활형숙박시설, 지식산업센터 등 최근 3년 간 큰 인기를 끌었던 임대수익형 부동산시장은 아파트보다 더 큰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옛날 학창시절 체벌이 당연시되던 그 때 매 맞을 때 가장 두려웠던 것은 매 맞을 때까지 기다리는 그 순간이었으며 막상 매를 맞고 나면 오히려 속이 시원했다. 공포가 끝났으니까. 지금은 금리인상에 대한 불확실성 공포가 빨리 마무리가 되어야 한다.
어차피 올라갈 금리라면 빨리 올라간 후 인플레이션이 잡혀서 당분간 올리지 않는다란 시그널이 나와야 투자심리가 비로서 안정이 된다.
비정상은 정상으로 가는 과정을 반드시 거친다. 그게 정상이니까 받아들여야 한다.
살이 쪘다가 살을 빼려면 힘들듯이 지금은 마주해야 할 현실을 받아들이고, 두려워하기 보다 성난 파도가 가라앉을 때까지 위험관리를 잘 하면서 잘 버티는 것이 최선이다.
끝나지 않은 파티도 없지만 끝나지 않은 터널도 없다. 빨리 금리인상의 불확실성 터널이 지나가기를 기대해 본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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