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진 버드나무 이파리는 치렁치렁 삽살개 눈 다 가린 털처럼 나무줄기를 휘덮었는데.... 작년까지 무성한 잎을 자랑하던 담쟁이는 화석이 된 채 늦 봄까지 소식이 없었다. 누군가 눈여겨 보고 있음을 알아챘을까, 힘을 모았나, 드디어 초록 잎을 선사했다. 나의 일상이 경이롭듯 생을 밀어낸 담쟁이의 생이 경이(驚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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