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일보로고
[천자춘추] 상하이, 봉쇄와 해제의 정치학
오피니언 천자춘추

[천자춘추] 상하이, 봉쇄와 해제의 정치학

image
박기철 평택대학교 중국학과 교수

상하이의 포동지역은 동방명주탑과 국제금융센터 등 마천루들이 빼곡하게 자리를 잡고 있다. 상하이는 중국인에게 경제 발전의 심장이며 자랑으로 중국 공산당 최고의 자부심의 도시였다.

또한 경제, 무역, 해운, 상업 등에서 중국의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인구가 2천600만명으로 중국 최대 도시로 자리하고 있다. 세계 500대 기업 대부분이 상하이에 지사를 두고 중국과 동아시아 지역에서 시장을 확대하거나 발전시키는 중요한 교두보로 인식돼 왔다.

봉쇄하기 전에는 많은 외국인들이 중국을 지배하는 공산당을 체감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 약 80일간에 걸친 상하이에 대한 봉쇄로 이들은 중국의 진짜 얼굴을 보게 되었다. 6월 1일을 기준으로 상하이의 봉쇄는 해제되었으나 외국인과 중국인들의 마음은 중국 공산당과 지도부에 대한 경계심과 실망감으로 봉쇄되기 시작했다.

중국 최대의 국제도시가 공산당 지도부의 정치적 이유로 봉쇄되고 해제되는 과정을 바라보면 닫힌 사회(closed socity)가 얼마나 배타적이며 페쇄적이며 위협적인가를 보여준다.

코로나19가 세계를 휩쓸 때 중국은 봉쇄정책에 성공한 듯 보였다. 시진핑 주석은 ‘제로 코로나’를 외치면서 중국이 방역 금메달이라고 자랑했다. 그리고 이것을 자신의 권력을 공고히 하는 정치적 레버리지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코로나 방역 관계자들을 집합시키고 담당자들에게 국가 훈장과 영웅 훈장 등을 수여하였다. 그 순간 코로나가 정치의 영역으로 편입되어 코로나의 정치학이 등장했다.

중국 공산당은 올해 열린 전국인민대회와 정치협상회의에서 코로나 방역에 성공한 위대한 지도자로서의 시진핑 띄우기에 열을 올렸고 그의 권력 연장의 정당성을 제공하는 도구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상하이에서 오미크론이 다시 유행하기 시작하자 이에 놀란 중국 정부와 공산당은 매우 민첩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상하이시는 포동지역과 포서지역으로 나누어 나흘씩만 봉쇄한다고 발표하였으나 3월 28일 예고 없이 도시 전체를 봉쇄하고 사람들의 출입을 금지시켰다.

이제 중국 정부의 ‘제로 코로나’정책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정치적으로 정권 연장에 이용되던 코로나의 역풍이 불고 있다. 상하이 시민들과 많은 중국인들이 점차 공산당에 불신을 가지게 되었고 대학가에서는 ‘타도 시진핑’을 외치는 구호가 등장했다.

여기에 권력 2인자인 리커창이 중국의 경제가 어려워지는 이유를 봉쇄와 연결하여 시진핑을 간접적으로 비난했고 여론이 악화되자 슬그머니 봉쇄를 풀었다. 그러나 장기간의 봉쇄정책은 이미 중국 경제를 멍들게 했고 세계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중국 정부의 비현실적 제로 코로나 정책이 시진핑의 연임을 위한 정치적 행위라는 인식이 확대되고 있고, 국제사회에서도 중국의 신뢰도가 급격히 추락하고 있다. 정치적 영역에 들어선 코로나의 후유증은 중국의 권력구조에 예기치 않은 새로운 변화를 초래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박기철 평택대학교 중국학과 교수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