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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면서] 제대로 겸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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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면서] 제대로 겸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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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석 성균관대 성균인문동양학아카데미 주임교수

요즘 청년들이 일자리 구하기가 힘들어서인지, 자신을 다른 사람에게 적극적으로 알리는 자기 PR이 취업의 비결이라 입을 모은다. 물건도 어떻게 포장하느냐에 따라 매출이 달라지듯, 경쟁시대에 자신을 포장하여 상대방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전통 사회에서 한결 같이 지혜로운 어른으로 성장하기 위해 반드시 갖춰야하는 덕목으로 겸손을 강조한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어쩜 자기 자신을 낮추거나 자신의 좋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태도를 연상하게 하는 겸손은 현대사회에서 점차 설자리를 잃어 간다는 생각도 하게 한다.

겸손은 무엇일까? 제대로 겸손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일까?

『주역』에서는 겸손을 ‘地中有山(지중유산)’ 이라하여, 땅 속에 거대한 산이 박혀 있는 모습을 상징한다. 땅 위에는 웅장한 산도 있고, 밋밋한 평지도 있고, 움푹 들어간 구덩이도 있다.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위대한 업적을 이룬 사람은 병풍처럼 우뚝 솟은 설악산 울산바위처럼 보는 이로 하여금 가슴을 활짝 펴게 하고 감동을 안겨준다. 다만 대부분의 우리는 되어가는 사람이기에, 처음부터 높은 수준을 기대하기 어렵다.

만일 평지처럼 평범한 자기 모습이 작아 보여, 남들에게 인정받기 위해 조급한 마음을 가진다면, 관심은 저절로 밖으로 항하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장마에 내리는 장대비는 순식간에 세상을 물로 채우지만, 마르는 것은 서서 기다릴 수 있을 정도로 빠르다. 남의 시선을 위해 화려하게 포장한 모습은 금세 바닥을 드러낼 수 있다.

겸손한 자는 세상에 알려진 명성이 실제 모습보다 지나친 것을 수치스럽게 여긴다. 관심의 방향을 안으로 틀어 자신의 모습에 집중하고, 있는 그대로 모습이 드러나기를 유념한다. 그러다 보니 자신의 부족 역시 직시하여 미흡한 부분을 채워나가기 위해 노력한다.

평지는 그 위에 높은 산도 없고 밋밋하여 우습게 여겨질 수도 있지만, 사실 그 속에 거대한 산이 박혀 있어 함부로 대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자기 모습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 자신의 부족을 고쳐나가 내면을 꽉 채운 겸손한 사람은 수준의 높고 낮음과 무관하게 모두 감동을 줄 수 있다.

겸손의 결과를 『주역』에서는 ‘君子有終(군자유종)’이라 하여 결국 자기 모습을 이루어 유종의 미를 거두고, 널리 세상을 이롭게 하는 귀한 존재로 성장하므로, 형통하다고 풀이한다. 실제보다 지나쳐 보여 지는 것을 경계하고, 좋은 것은 좋은 대로 부족한 것은 부족한 대로 있는 그대로를 자연스럽게 보여 지게 하여, 자신의 부족을 채워 나가는 것이 제대로 겸손 하는 방법이다.

근본에 힘쓰면서 자기답게 살아, 작게는 자신에게 크게는 세상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 비결, 매 순간 겸손을 새기면서 제대로 겸손을 실천하는 데서 출발한다.

고재석 성균관대 성균인문동양학아카데미 주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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