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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율의 세상 돋보기] 개와 늑대
오피니언 김경율의 세상 돋보기

[김경율의 세상 돋보기] 개와 늑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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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소위 검수완박을 위한 1차 입법으로 검찰청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데 이어 3일 형사소송법 개정안마저 국회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단독처리 했다. 많은 법 전문가들이 지적하듯이 국민에게 직접적 피해를 주는 법안임에도, 국민을 상대를 공청회조차 거치지 않았고, 국회법에서 보장한 입법 청문회도 열지 않아 적법하지 않은 위헌의 소지가 있음이 분명하다. 나아가 매일 자구가 바뀌는 등 찬성한 국회의원들조차 어떤 법이 통과된 것인지 모를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악법이 황당무계한 절차 속에 국회 절대 의석수를 점한 민주당과 자칭 진보정당인 정의당 그리고 대표적 시민단체라 할 수 있는 참여연대와 민변의 따뜻한 환대 속에 통과된 것이다. 자칫 민변의 지난달 29일 자 ‘수사·기소권 분리법안, 이대로는 혼란이 불가피하다’는 논평이 그럴듯하게 반대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검수완박을 더 완벽하게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런 후에 문재인 정권의 5년간 든든한 파트너 혹은 2중대의 역할을 자임했던 정의당, 참여연대 그리고 민변이 보무도 당당하게 발걸음을 옮긴 곳은 ‘차별금지법’이었다.

검수완박으로 인해 서민의 삶이 경제사범들을 비롯해 각종 범죄로부터 보호받을 길이 한층 멀어진 상황에서 국민을 위해 차별금지법을 제정하겠단다. 칼로 찌른 후 빨간 약 가져오는 형국이다. 아니 그것보다는 범죄 현장을 떠나 알리바이를 만들고 있다는 표현이 더 맞을 것이다.

이들의 이런 모습을 보고 떠오른 것은 ‘개’다.

개와 늑대는 유전자가 99.96% 일치한단다. 둘의 차이 중 하나는 진화론적 관점에서 개는 잘 짖고, 늑대는 거의 소리 내지 않는다고 한다. 굳이 과학적 설명을 빌리지 않더라도 개의 경우는 반려인 혹은 동료 개와의 활발한 소통을 위해 먹고자, 놀기 위해 또 누군가의 위협을 알리기 위해 짖어댄다. 반면에 늑대의 경우는 본인의 울부짖음이 자칫 생명을 노리는 상대에게 표적으로 노출될 위험을 준다. 늑대의 소리는 자신의 생명과 맞바꾸는 것일 수 있다.

시민사회에 20여년을 몸담아 온 필자는 종종 이른바 시민운동가를 만날 때, 크게 유형을 개와 늑대로 나누어 본다. 시민운동가라면, 시민단체에 전업으로 종사하는 이들뿐만 아니라 교수, 변호사 등 전문직을 포함한다. 외관상으로는 구분하기가 대단히 힘들다. 모두 민주주의, 정의, 인권 그리고 진보를 외친다. 집회에서 기자회견장에서 그리고 토론장에서 만나기도 한다.

‘개’ 유형은 40년 전 1980년대 현장에서 쓰였을 문장과 논리를 지금껏 사용한다. 적당히 학원, 공장, 국회 몇 가지 매뉴얼을 가지고 시대 구분 없이 쓰일 수 있는 구호가 있다. 이를테면 검찰개혁, 언론개혁, 정치개혁, 친일청산 등등 말이다. 항상 맞는 말이되 같은 이유로 매번 공허하게 틀린 말이기도 하다. 이들은 항상 무리 지어 다니면서 누군가 구호를 외치면 공명해 함께 외치고 행동한다. 자신의 구호와 지침에 어긋나면 전화 혹은 문자로 협박도 서슴지 않는다. 사적인 물리력 사용도 주저치 않는다. 영락없는 개다. 소리 내는 것만이 본인이 있음을 알리는 것이고, 또 누군가가 소리로 말미암아 자신을 알아줬으면 하는 유형이다. 그리고 그 소리 혹은 소음에 책임을 질 필요도 없고, 책임을 묻지도 않는다. 따라서 이들에게 지적 도덕적 요구는 주어지지도 않으며 거추장스러울 뿐이다.

이들 중 누군가 다른 소리를 낸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곧바로 무리에서 쫓겨나고, 함께 소리 내는 것 말고는 할 줄 아는 게 없는 이상 자생력이 없어서 곧바로 소멸하고 만다.

본래 시민운동이란 정치권력과 경제권력을 견제 감시하는 것이 본연의 임무일 것이다. 이는 한편으로 상대방인 정권과 기업에 포섭 대상이자 자칫 지적 도덕적 치명상을 가하기 위한 표적이 되기 마련이다. 말과 행동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 본인의 발언을 끊임없이 자기 검열해야 하고, 상대의 있을 수 있는 소송 등 공격에 대비해야 한다. 허점이 곧 본인의 사회적 삶을 끊어 놓을 수 있다. 그래서 확신이 있을 때만 얘기하고 행동해야 한다. 같은 이유로 때로는 무리에서 떨어져 나와 다른 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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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율 회계사

이를 두고 개들은 배신이라 하고, 늑대는 모색이라 한다. 돌이켜보면 문재인 정부의 5년은 개의 시간이었다. 조국 사태를 기점으로 정의당은 2중대의 오롯한 길을, 놀랍게도 권력을 분점한(누가 이를 부인하겠는가?) 참여연대와 민변에게 인권 진보 재벌개혁 차별금지 이것들이 생활의 방편이자 출세의 지름길이요, 범죄의 알리바이가 됐다.

김경율 회계사·경제민주주의21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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