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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시론] 시민사회단체의 새로운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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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시론] 시민사회단체의 새로운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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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준호 한경대학교 교수·한국NGO학회장

우리가 자연적으로 속하게 되는 곳은 다층적이다. 우리는 필연적으로 국가의 국민으로, 시장의 경제행위자로, 또 시민사회의 시민으로 살아간다. 시민사회를 끼워 넣는 것이 거슬리는 이도 있겠다. 먼 과거에는 사회를 국가의 전유물로 간주했거나 국가와 시장의 기능만으로 움직이는 것으로 보았다. 근·현대 사회에서 국가의 공공성은 시민사회로부터 복원되고 재건되는 것이니 국가는 시민사회 위에 있긴 하지만 앞서 있는 것은 아니다.

사회는 더욱 복잡해지고 국가 영역의 정부만이 대응하기에 역부족이다. 따라서 정부가 시장, 시민사회와 사회문제를 함께 풀어내는 협치가 정답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시민사회는 시장의 영리 추구가 사회문제로 되지는 않도록 견제하고 정부의 공공성이 자칫 공정과 공평을 벗어나 특혜로 이어지지 않도록 견제하는 긍정적인 역할을 해오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와 같이 권위주의에 저항해 민주주의를 이룬 곳에서 나타나는 시민사회의 특징도 있다. 정부에 비판적인 태도가 유난히 강한 유산이 그것이다. 동시에 시민사회의 또 다른 모습도 있다. 정부에 대한 감시와 견제가 시민사회단체가 특정 정부를 지지하는 방식으로 변화 문제시되기도 한다. 정부에 대한 비판이 정파적이지 않으면서 어떻게 가능한지에 대한 논쟁이 있었고 시민사회단체들이 정파적으로 나눠진 현상도 나타났다.

또 오늘날 시민사회단체는 정부에 대한 감시와 견제, 그리고 새로운 주창에만 전념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하지 못하거나 직접 하지 않는 것이 나은 공공서비스를 나눠 대행하는 일도 수행한다. 아울러 사회적 경제활동 등 제한적으로 영리를 추구하는 사업도 한다. 시민사회가 정치·시민사회를 넘어 경제·시민사회로 나아간다는 점에서 진화다. 정부가 시민사회단체에게 공공서비스를 위탁하거나 지원사업을 펼치는 것은 의미 있고 중요하다.

정부는 적은 재정과 작은 규모의 인력으로도 빈틈없이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고, 시민사회는 공적 사안의 결정에서만이 아니라 집행에 있어서 부분적으로라도 참여하는 기회를 갖기 때문이다.

시민사회단체의 실수와 오류를 유독 과장해 지탄하거나 본연의 역할을 무력화시키는 일은 현명하지 못하다. 개선 방안을 찾는 데 지혜를 모아야 한다. 무엇보다 시민사회단체는 비정파적일 수는 없더라도 초(超)정파성을 견지하며 미션을 수행하는 공감대와 합의를 만들어낼 필요가 있다. 회계와 인사관리 도입도 필요하다. 정부도 위탁이나 지원 사업의 공모와 선정에서 특정 시민(사회)단체를 은근히 선호하거나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기준과 원칙을 정해 객관성과 투명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시민사회단체가 공무수탁사인은 아님에도 그에 준하는 정도로 감독과 통제만 강화하려는 처사는 옳지 않다.

원준호 한경대학교 교수·한국NGO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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