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인터뷰] 김현권 경기환경에너지진흥원장

“재생에너지 생산 늘려…기후위기·환경문제 해결할 것”

김현권 초대 경기환경에너지진흥원장이 “미래 환경변화에 앞장서서 대응하겠다”는 각오를 밝히고 있다. 윤원규 기자
김현권 초대 경기환경에너지진흥원장이 “미래 환경변화에 앞장서서 대응하겠다”는 각오를 밝히고 있다. 윤원규기자

“환경 및 에너지 분야 사업의 공공성과 전문성을 확보해 경기도민 삶의 질 향상과 지역 환경 개선에 앞장서겠습니다”

미세먼지와 탄소 중립 등에 대응하는 전국 최초 환경 및 에너지 분야 전문 공공기관인 경기환경에너지진흥원은 지난해 7월 설립된 후 5개월 뒤인 12월 개원식을 갖고 본격적인 업무에 돌입했다. 김현권 경기환경에너지진흥원장은 기후위기에 따른 환경과 에너지 문제는 개인과 집단만의 문제가 아니고 모두의 실천과 노력 등이 뒷받침될 때 비로소 실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경기도가 대한민국 기후위기와 환경문제 등의 축소판이라고 설명하면서 경기환경에너지진흥원이 미래 환경변화에 앞장서서 대응하겠다는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초대 경기환경에너지진흥원장인 김현권 원장으로부터 기후위기와 환경문제 해결 방안과 목표 등에 대해 들어봤다.

 

Q. 경기도가 지난 2018년 ‘경기환경에너지진흥원 설립 기본계획’을 수립한 후 3년 만에 개원이라는 결실을 얻었다. 감회가 깊을 것 같은데.

A. 세상은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다. 그리고 어느덧 성장과 환경이 함께 가야 하는 흐름이 됐다. 지난해 국가 단위 탄소 중립 계획이 나왔고, 이에 발맞춰 서울시와 경기도 등 광역단체들이 이를 구체화하는 작업을 하나둘 하고 있다. 경기환경에너지진흥원의 설립은 경기도가 대한민국 광역단체 중에서 가장 먼저 환경문제 해결에 소매를 걷어붙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경기환경에너지진흥원은 과거 남경필 전 경기도지사 때부터 논의가 됐던 것이고, 어느 정도 구체화할 수 있었던 건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 때다. 이명박 전 대통령 때에도 녹색 성장과 관련한 얘기가 많이 나왔다. 당시 전 세계적으로 환경에 대한 논의에 불이 붙었기 때문이다. 경기도의 노력 덕에 도내 6개 환경기관을 통합한 경기환경에너지진흥원이 탄생했고, 코로나19 때문에 개원식을 연기하던 중 지난해 말 드디어 개원식을 진행했다. 개인적으로 매우 뜻깊으면서도 도민을 위해 일한다는 막중한 책임감도 느낀다.

 

Q. 탄소 중립은 지난 20대 대통령선거에서 주요 정당 대선 후보들이 하나 같이 강조할 정도로 중요한 의제가 됐다. 환경문제 해결에 앞장선 경기환경에너지진흥원이 올해 설정한 목표와 방침이 있다면 무엇인지.

A. 우선 경기환경에너지진흥원이 도내 6개 환경기관을 통합한 만큼, 6곳에서 하던 일을 정확하게 안착시키는 게 필요하다. 아울러 경기도 단위 기관으로 만들어지면서 경기도 환경 교육 센터로 지정되기도 했다. 경기도 전체의 환경 교육에 관한 것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은 셈이다. 경기도 차원의 환경 교육 센터는 탄소 중립 기본법 등에 의해 만들어진다. 이는 기존의 탄소연료 기반의 시스템을 친환경 재생에너지 시스템으로 전환해나가는 것을 말한다. 이를 위해선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재생에너지 생산이 늘어나야 한다. 또 하나는 기존 에너지의 소비를 효율화해서 생산 효과를 내는 것이다. 경기환경에너지진흥원은 올해 이 같은 부분을 종합적으로 총괄하는 동시에 지원하는 역할에 집중할 계획이다.

 

Q. 기후위기와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경기환경에너지진흥원의 중장기적인 비전이 있다면.

A. 경기도는 우리나라 산업이 가장 많이 모여있는 곳이다. 대표적으로 대한민국의 산업이라고 하면 반도체다. 우리나라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게 반도체이기도 하다. 그런데 사실상 우리나라의 반도체는 거의 다 경기도에 있다. 그러다 보니까 경기도는 산업이 모여있고, 전력 소비가 가장 많은 광역단체기도 하다. 그런데 지금 국내 소비 반도체는 그렇게 많지 않다. 거기에 재생에너지 문제가 걸려있다. 지난 20대 대선 때 나온 RE100(Renewable Electricity 100·기업이 사용하는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캠페인)을 안 해주면 안 된다. 이미 삼성전자 경우 미국과 중국, 유럽 등에 있는 공장에 모두 RE100을 달성했다. 그런데 국내에 있는 공장은 못 하고 있다. 만약 이 상태가 계속된다면 반도체의 국내 투자는 더 이상 불가능해질 것이다. 경기도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전력을 소비하는 광역단체인 만큼, 재생에너지 생산 총량을 늘려야 한다. 이 부분에 대해서 도민들이 이해해야 한다. 재생에너지 생산은 기업이 하는 게 아니다. 이 부분을 오해해서도 안 된다. 가령 삼성전자 등의 기업이 물을 자체 생산해서 기업 활동하지는 않는다. 국가가 상수도 체계 만들어서 공급해준다. 마찬가지다 기업이 전기를 생산해서 기업 활동을 하는 게 아니다. 공급받는 것이다. 삼성이 미국공장에서 RE100을 달성했다는 건 삼성이 미국에 관련 패널을 깔고 등을 했다는 게 아니라 재생에너지 전문 회사와 계약을 했다는 등 관련 시스템을 확보했다는 것이다. 이에 우리도 국내에서 할 수 있는 관련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Q. 지난 대선 때 RE100이 주목받은 이유는 조금은 생소한 단어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재생에너지에 대해 잘 모르는 도민이 많은데, 도민이 재생에너지 분야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위해선 뭐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지.

A. 홍보와 교육이 필요하다. 도민이 참여할 수 있는 각종 프로그램 등에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 여기엔 국비와 도비 모두가 포함된다. 사실 조금 안타까운 게 있다면, 재생에너지와 관련한 외부 강의를 하다 보면 60세 이상 도민께서 ‘그렇게 중요한 걸 지금까지 왜 안 했느냐’는 말을 자주 한다. 일자리는 기업이 만든다. 국가가 경제가 어려울 때 재정을 투입해서 만드는 건 맞다. 그걸 부정해선 안 된다. 단기적인 일자리던, 급여 관련 문제가 있는 일자리던 일자리는 계속해서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국가가 재정을 투입해서 만드는 일자리는 지속성이 없다. 좋은 일자리가 안 나온다는 말이다. 지속적이면서 좋은 일자리는 결국 기업이 만든다. 이게 다 경제와 관련됐기에 RE100 등을 정치적으로 해석하면 안 된다. 여기에서 일자리가 나온다. 이걸 대응하지 못한다면 기업의 국내 투자는 갈수록 어려워질 것이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홍보와 교육이 가장 시급하고 중요하다.

 

Q. 도민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시대의 변화를 함께 이루자. 다가올 세대와 공감한다는 것은 미래의 어떤 세상이 오고 있는지를 함께 고민하고 이에 대한 대응을 하는 것을 말한다. 이게 청년들을 위한 길이기도 하다. 나이가 들수록 시대의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을 도민께서 했으면 좋겠다. 그게 미래 세대를 위한 것이고 경기도와 우리나라의 발전을 위한 일이다.

물은 자연이 생산하고, 국가가 관리한다. 전기는 다르다. 전기는 시민이 생산해야 한다. 앞으로 탄소 기반 전기는 크게 업체들이 생산해서 원전을 하던지 화력 발전 등으로 공급한다. 재생에너지는 시민이 생산해서 공급하는 것이다. 탄소 중립 사회와 탄소 중립 이전 사회의 전기 생산 주체는 다르다. 독일만 하더라도 재생에너지는 다 시민이 참여해서 생산한다. 물론 안정적인 만큼 수익은 낮다. 그래도 국가가 시민이 할 수 있도록 관련 시스템을 만든다는 게 중요하다. 경기도도 기업이 필요로 하는 재생에너지를 시민이 감당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이 같은 부분에 중점을 두고 경기환경에너지진흥원을 이끌겠다. 도민들의 많은 관심과 협조를 부탁 드린다.

임태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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