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D-77] ‘현역 프리미엄’ 못 누리는 인천 단체장

“코로나 대유행에 대선까지… 손발 묶였다” 볼멘소리
유정복·안상수·이학재·심재돈 등 시장 예비후보 등록
김홍복·김희철 등 구청장 출사표… 현역과 경쟁 나서

인천지역 자치단체장들이 ‘현역 프리미엄’을 누리지 못한 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치러야 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여야 후보들이 잇따라 예비후보자 등록을 하며 자치단체장에 대한 도전이 매우 거세다.

15일 지역 정가에 따르면 박남춘 인천시장을 비롯해 지역 내 군수·구청장 등 자치단체장들은 이달 말까지 각종 착공·준공식을 비롯해 주민설명회 등의 일정에 집중한다. 자치단체장들이 현행 공직선거법 상 지방선거 60일 전인 다음달 2일부터는 ‘지방자치단체장의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 금지’에 따라 근무시간 중 공공기관이 아닌 단체에서 개최하는 각종 행사에 참석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자치단체장들은 각종 행사에 참석해 많은 주민 앞에서 인사말을 하는 것은 물론 직접 주민과 소통하는 등 사실상 유권자와 접촉면을 확대하는 효과, 즉 현역 프리미엄을 누린다. 이 때문에 자치단체장들은 선거 4개월 전 명함 배포 등이 가능한 예비후보자 등록을 하지 않고, 정치적 중립의무 준수 등으로 선거운동을 하지 못하는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현역 신분으로 선거를 치른다.

앞서 자치단체장들은 제20대 대통령선거와 관련해서도 지난 1월8일부터 선거일인 3월9일까지 60일간 이 같은 행사에 참석하지 못했다. 결국 올해 들어 자치단체장들이 현역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는 기간이 대선 이후부터 다음달 2일까지 고작 20여일에 불과한 셈이다.

특히 자치단체장들은 취임 첫날부터 태풍 쁘라삐룬을 시작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창궐 등 재난을 겪으며 이 같은 행사를 치르거나 참석하지 못했다. 또 2020년부터는 코로나19로 인해 지역 내 행사 대부분을 취소한데다,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시민들과의 접촉이 사라진 상태다.

한 자치단체장은 “행사가 있어야 주민들도 만나며 자연스레 스킨십을 하고, 언론이나 TV 등에도 얼굴이나 이름이 나와 인지도 등도 오른다”며 “임기 내내 재난·재해 탓에 제대로 못했는데, 대선까지 겹치면서 아예 손발이 묶인 상태”라고 했다.

이런 상황에 자치단체장에 대한 도전은 거세다. 시장 선거에서는 이날 국민의힘 유정복 전 시장이 예비후보자 등록을 했다. 앞서 심재돈 동·미추홀갑 당협위원장, 안상수 전 시장, 이학재 전 국회의원 등도 예비후보자 등록을 하고 이름 알리기를 본격화하고 있다.

중구청장 후보에 더불어민주당 김홍복 전 중구청장, 연수구청장 후보에 민주당 김희철 전 인천시의원이 일찌감치 예비후보 등록을 하며 현역 구청장을 상대로 치열한 당내 경선을 예고하고 있다. 다른 구청장 후보군에는 국민의힘 소속 출마예정자들이 예비후보로 잇따라 등록하고 있다.

정계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에 대선까지 겹치면서 자치단체장의 현역 프리미엄이 역대 최저인 상황”며 “이번에는 자치단체장이 사퇴하고 예비후보자로 등록할 수도 있다”고 했다.

김민·이민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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