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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경제] K-방역의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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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경제] K-방역의 민낯

국가가 국민을 버렸다. 치매를 앓는 어르신이, 코로나19 검사를 위해 혼자 길을 나선 시각장애인이 길거리에서 사망했다. 모두 확진자였다. 코로나 확진을 받은 영유아들 또한 부모 눈앞에서 세상을 떠나고 있다. 의료진과 공무원들은 과도한 업무 부담으로 지쳐 쓰러지거나 과로사를 당한다. 자영업자들은 비합리적인 방역 대책으로 인해 생계에 큰 위협을 받은지 오래다. 2년 전에는 마스크, 작년은 백신, 올해는 자가 진단키트 대란이 반복되고 있다. 국민들은 각자도생을 위해 코로나 대비 재택 치료용 해열제 등 각종 상비약을 쟁여놓는다. 약국마다 ‘재택치료 상비약 세트’를 팔고 있다. 전쟁이 난 것 같다.

현장의 보건 행정은 완전히 무너졌다. 말만 재택 치료지, 확진자들은 집에 갇혀 방치된 채 불안에 떨고 있다. 재택치료자의 비대면 ‘집중관리 대상’이라고 말만 하고, 관리는커녕 약조차 처방받지 못하는 80대 노인들이 많다. 그런데도 보건소는 연락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다. 통화가 겨우 연결되면 급할 때 ‘119를 부르라’는 답이 전부다.

대통령과 정부는 무책임하고 수치심조차 없다. 특히 2년 내내 자화자찬 말고 한 일이 없는 대통령은 여전히 자기도취에 빠져 있다. K-방역이 사회적 신뢰로 이어졌다고 정부는 국민 혈세로 자료집까지 냈다고 한다.

국민 중 이 자료집에 동의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오죽하면 문재인 정권을 계승하는 민주당 소속의 대통령 후보가 “전 세계에서 방역 잘한다고 대한민국이 칭찬을 받는데, 방역 그거 누가 했나. 사실 여러분이 했다. 나라가 뭐 마스크를 하나 사줬나, 소독약이나 체온계를 하나 줬느냐. 다른 나라 같으면 마스크 안 사주고 ‘마스크 써라’ 하면 폭동난다”고 말했을까 싶다. 제대로 된 기준 또한 없이 수시로 변경되는 비합리적인 방역 조치는 알기 어렵고, 잘 설명해 주지도 않는다. 정부 대책은 ‘닥치고 백신주사’와 ‘무조건 백신패스’다.

K-방역의 민낯이 적나라하게 드러날 것은 이미 예견됐다. K-방역은 비민주적 억압과 자영업자의 피눈물에 기반해 확진자 숫자 줄이기에만 매몰된 ‘보여주기식 쇼’였다. 다른 나라보다 확진자 수가 적다는 것을 자랑하면서 아무런 대책도 준비하지 않았고, 국민 통제에만 급급했다.

K-방역은 5년 임기 동안 아무 성과도 내지 못한 대통령의 유일한 자랑거리였다. 일찌감치 전문가들은 K-방역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로 인한 확진자 급증에 대비하자고 경고했다. 그러나 대통령과 정부는 오로지 정치 방역과 홍보에만 몰두했을 뿐이다.

이제는 국민에게 ‘자기 건강은 자기가 알아서 책임지라’고 떠넘기기까지 하고 있다. 2년 동안 제대로 인력 확충도 안 했고, 치료도 국민 스스로가 했다. 혈세는 다 걷어서 어디에 썼는지 궁금하다. 힘없는 실무자들이 무슨 죄가 있겠는가. 무책임하고 무능한 대통령을 잘못 뽑은 것이다. 정권교체가 확실해지기 전까지 코로나 위기 극복은 쉽지 않아 보인다.

김은경 경기연구원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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