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들 사이에서 한동안 유행처럼 번졌던 ‘워라밸(Work-life balance)’ 열풍, 워라밸은 1970년대 후반 영국에서 처음 등장했으며, 우리나라는 2017년 고용노동부에서 워라밸 제고를 위한 ‘근무혁신 10대 제안’을 발간하면서 대중적으로 사용됐다.
특히 ‘워라밸’ 이라는 용어는 ‘MZ세대’를 중심으로 소위 신세대 직장인들 사이에 열풍처럼 번졌으며, 그들의 선배 격인 ‘베이비붐 세대’, ‘X세대’을 소위 ‘라떼’, ‘꼰대’ 등에 비유하며 그들과는 다른 삶을 추구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MZ세대’는 일과 삶을 구분시켜 퇴근 후의 개인의 사생활을 중요시하며, 퇴근 후에는 개인의 삶을 직장 업무와는 철저히 분리시켜 온전히 그들만의 삶을 즐기기를 원하였다.
하지만 일과 삶을 정말 명확히 구분할 수 있을까? 보통의 직장인이라면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회사에서 보내는데 일과 삶을 이등분적 발상으로 딱 잘라 균형을 맞추기도 어렵지만, 퇴근 후의 삶에 지나치게 집중하다 보면 업무에 임하는 시간은 그저 퇴근을 기다리는 시간이 될 것이다. 워라밸은 일과 삶의 균형이 강조된 개념이지만 이를 잘못 적용했을 경우 조직보다는 개인의 삶만을 생각하는 개념이 되어 일의 생산성과 자기개발에 상관없이 삶의 질에만 집중하게 되면 진정한 워라밸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일과 삶을 구분 지을 수 없다면 일과 삶을 적절히 혼합할 수 있는 ‘워라블’이 뜨고 있다. ‘워라블’은 ‘Work-life blending’을 의미하는 단어로 일과 삶을 적절히 혼합함을 뜻한다. 이러한 워라블은 끊임없이 자기개발과 이를 통한 가치 실현을 꿈꾸는 ‘Z세대’를 중심으로 생겨났다. ‘밀레니얼 세대’ 주도하에 워라밸을 외쳤다면, 세대교체와 함께 ‘Z세대’는 워라블의 가치를 중요시 하며, 이러한 ‘Z세대’ 는 ‘일(Work)’을 단순한 경제활동 수단으로 여기기보다는 자신의 자아를 실현하고 지적성장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실현 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워라블’ 이 Z세대를 중심으로 유행했다고는 하나 사실은 직장인이라면 직장 내에서 자기개발을 통한 자아실현을 추구하는 것은 누구나 원하고 바라는 일이다. 비단 ‘Z세대’ 뿐만 아니라 많은 현대인이 자신의 삶과 일을 구분 짓기보다는 자신의 커리어를 더 잘 발휘하기 위해 자기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이는 몇 년 전부터 ‘자기개발’이 유행했던 점을 생각하면 ‘워라블’은 우리 삶의 일부가 아닌가 생각된다. 단순히 일과 삶을 택할 것이 아니라 이 둘을 통합하고 원하는 삶의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바로 진정한 ‘워라블’이 아닐까 생각한다.
국민호 농협경주교육연구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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