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페루니쿠스가 16세기 중반 ‘천동설’을 부인하고 ‘지동설’을 주장했다. ‘발상의 전환(Change one's way of thinking)’이었다.
최근 안산시가 한국야생동물협회와 시화호 인근 습지에서 포획한 블루길 등 생태계 교란 외래종 어류를 냉동 보관한 뒤 보호종인 수달의 먹이로 활용하고 있다. 토종 어류 보호와 생태계 보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발상의 전환’ 산물이다.
시화호와 인접한 대부습지 등에 서식하는 어류 중 80%가량이 외래종으로 판단되고 있어 토종 어류 보호를 위해서라도 외래종 어류를 잡아야 한다. 이를 야생동물 먹이로 소비하는 시스템은 생태계 선순환 구조이기도 하다.
그동안 대부습지 등지에서 포획한 외래종 어류 대부분은 쓰레기 소각하는 등 번거롭고 예산을 낭비하는 과정을 거쳐야만 했다.
그러다 외래종 어류를 냉동 보관할 수 있는 1천600ℓ 규모 냉동고를 구입했다. 그리고 습지에 서식하는 수달 6~7마리에게 매일 10~15㎏을 겨울철 먹이로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이었다.
대부습지에서 서식 중인 수달은 현재 30여마리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냉동 보관한 외래종 어류를 먹이로 공급받지 못하는 나머지 수달 20여마리는 다른 물고기를 사냥하고 있을 것이다.
대부습지는 시화호 수질개선을 위해 지난 2005년 103만㎡ 규모로 조성됐다. 이곳에선 다양한 생태계 교란 외래종 어류들이 서식하면서 수달과 삵 등에게 안정적인 먹이공급처를 제공해주고 있다.
토종 어류를 보호하기 위해 포획한 외래종 어류에 비례해 생태계가 보전되고 있는 셈이다.
토종 어류 보호와 생태계 보전을 위해 포획한 외래종 어류를 냉동 보관할 수 있는 냉동고 용량 확장방안이 모색되기를 기대해 본다.
안산=구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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