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달 발견된 남양주 봉선사川 쓰레기 ‘둥둥’ 서식 위협

천연기념물 제330호 수달이 서식하는 남양주시 광릉숲 생물권보존지역 봉선사천 일대가 관광객 등이 버린 각종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사진은 9일 오후 봉선사천 일대에서 수거한 쓰레기. 김시범기자
천연기념물 제330호 수달이 서식하는 남양주시 광릉숲 생물권보존지역 봉선사천 일대가 관광객 등이 버린 각종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사진은 9일 오후 봉선사천 일대에서 수거한 쓰레기. 김시범기자

“이런 곳에서 어떻게 수달이 서식할 수 있겠습니까”

9일 오전 2시20분께 남양주시 진접읍 부평리 봉선사천. 이곳에서 만난 주민 이모씨(62)가 연신 손사래를 쳤다. 퀴퀴한 냄새가 코를 찔렀기 때문이다. 하천 곳곳에는 새카만 잿더미는 물론 무성한 수풀 사이에는 폐비닐과 약 8m 길이의 검게 변한 투명 호스 등이 버려진 채 방치되고 있었다.

남양주 진접읍 봉선사천에서 천연기념물·멸종위기 야생생물인 수달이 발견됐다. 그러나 현장 확인 결과 하천 관리부재로 곳곳에 쓰레기가 버려진 채 방치되면서 수달 서식을 위협하고 있다.

봉선사천은 포천 소흘읍에서 발원, 남양주 진접읍에서 왕숙천에 유입되는 지방하천으로 길이는 6.4㎞이고, 한강수계에 속해 있다.

지난 3일 이곳에선 수달 2마리가 교량 아래와 하천 얼음구멍 등을 이용해 활동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수달은 먹잇감을 찾기 위해 짧게는 4~5㎞, 길게는 12~14㎞ 안팎의 거리를 이동한다. 잿더미가 발견된 곳도 수달 서식지다.

수달이 서식 중인 남양주 진접읍 봉선사천 곳곳에 쓰레기가 버려진 채 방치되고 있다. 봉선사천에 새카만 잿더미가 수북히 쌓여 있다. 이대현기자
수달이 서식 중인 남양주 진접읍 봉선사천 곳곳에 쓰레기가 버려진 채 방치되고 있다. 봉선사천에 새카만 잿더미가 수북히 쌓여 있다. 이대현기자

동물보호단체는 “수달은 환경이 오염된 곳에선 서식할 수 없다”며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김대산 한국수달연구센터 연구원은 “수달이 쓰레기 등으로 오염된 하천에 사는 물고기를 먹으면 유독 물질이 몸속에 쌓일 수밖에 없다”며 “이 같은 환경에선 목숨을 잃는 상황까지 올 수 있다”고 조언했다.

남양주시 관계자는 “관리하는 하천이 많아 민원 위주로 점검 중”이라며 “현장 점검을 통해 관리가 되지 않은 부분을 확인하고 즉각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남양주=이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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