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곳에서 어떻게 수달이 서식할 수 있겠습니까”
9일 오전 2시20분께 남양주시 진접읍 부평리 봉선사천. 이곳에서 만난 주민 이모씨(62)가 연신 손사래를 쳤다. 퀴퀴한 냄새가 코를 찔렀기 때문이다. 하천 곳곳에는 새카만 잿더미는 물론 무성한 수풀 사이에는 폐비닐과 약 8m 길이의 검게 변한 투명 호스 등이 버려진 채 방치되고 있었다.
남양주 진접읍 봉선사천에서 천연기념물·멸종위기 야생생물인 수달이 발견됐다. 그러나 현장 확인 결과 하천 관리부재로 곳곳에 쓰레기가 버려진 채 방치되면서 수달 서식을 위협하고 있다.
봉선사천은 포천 소흘읍에서 발원, 남양주 진접읍에서 왕숙천에 유입되는 지방하천으로 길이는 6.4㎞이고, 한강수계에 속해 있다.
지난 3일 이곳에선 수달 2마리가 교량 아래와 하천 얼음구멍 등을 이용해 활동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수달은 먹잇감을 찾기 위해 짧게는 4~5㎞, 길게는 12~14㎞ 안팎의 거리를 이동한다. 잿더미가 발견된 곳도 수달 서식지다.
동물보호단체는 “수달은 환경이 오염된 곳에선 서식할 수 없다”며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김대산 한국수달연구센터 연구원은 “수달이 쓰레기 등으로 오염된 하천에 사는 물고기를 먹으면 유독 물질이 몸속에 쌓일 수밖에 없다”며 “이 같은 환경에선 목숨을 잃는 상황까지 올 수 있다”고 조언했다.
남양주시 관계자는 “관리하는 하천이 많아 민원 위주로 점검 중”이라며 “현장 점검을 통해 관리가 되지 않은 부분을 확인하고 즉각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남양주=이대현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