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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경제] 대선주자들의 경제성장률 공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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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경제] 대선주자들의 경제성장률 공약

대선이 다가오니 대선 주자들의 정책 공약이 쏟아지고 있다. 대선 정책 공약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역시 경제 관련 공약이고, 여기서 심심찮게 등장하는 것이 ‘경제성장률’이다.

대선 주자의 경제 공약 중 가장 유명한 것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내걸었던 소위 ‘747 공약’의 7% 경제성장률일 것이다. 하지만 실제 이명박 정부 집권기의 연평균 성장률은 7%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이명박 정부에 뒤이은 박근혜 정부의 경우 대선 공약으로 내걸지는 않았지만 집권 후에 4% 성장률 목표를 제시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전임 정부의 7% 목표와 비교하면 4%는 상당히 온건한 수치라 볼 수 있지만, 박근혜 정부 집권기의 경제성장률 역시 목표치에는 상당히 못 미쳤다.

한국경제는 경제개발을 본격화한 1960년대부터 약 30년간 두 자릿수에 가까운 고도성장을 지속했다. 그러던 것이 1990년대 초반 이후 경제성장률이 낮아지기 시작하더니 현재까지 하락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흐름을 반영해 고도성장의 끝자락이었던 노태우 정부 이후 역대 정부의 집권기 평균 경제성장률을 보면 최근으로 올수록 성장률이 낮아지는 모습이 나타난다.

즉 1990년 이후 등장한 어느 정부도 직전 정부보다 높은 성장률을 달성하지 못했다. 이 같은 현상은 역대 정부의 경제정책 ‘공과’와는 별 상관이 없다. 다시 말해 최근으로 올수록 정부가 경제정책을 잘못해 성장률이 낮아지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경제성장률은 장기적으로 노동 투입 증가율과 생산성 성장률에 의해 결정된다. 노동 투입 증가율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인구증가율과 노동시간 추이다. 일반적으로 소득수준이 높아지면 출산율과 인구증가율이 낮아지고 노동시간은 줄어든다. 한국경제도 1970년대에는 생산연령인구 증가율이 3%가 넘었는데 지금은 마이너스 증가를 보이고 있다.

생산성 성장률은 기술진보에 의해 주로 결정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일반적으로 농업의 생산성은 다른 산업보다 낮기 때문에 농업에서 다른 산업으로 노동이 이동하면 전체경제의 생산성이 높아지는 효과가 나타난다. 과거 고도성장기에는 농업에서 제조업이나 서비스로 대규모 노동이동이 일어나면서 생산성 성장률을 높였지만, 농업 고용비중이 5%에도 못 미치는 지금은 그러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또 과거에는 선진국과의 기술격차가 커 모방을 통해 쉽게 산업 생산성을 높일 수 있었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 최근 30년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둔화의 약 90%는 이 같은 구조적 변화에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 그리고 인구 추이 등을 고려할 때 경제성장의 둔화 추세는 앞으로도 상당기간 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것이 대선주자의 경제성장률 공약에 시사하는 바는 명확하다. 앞으로 당분간은 대선에서 경제성장률 공약을 삼가는 편이 좋을 것이다. 왜냐하면 국민들 시선을 끌만한 경제성장률 공약은 빌 공자 공약(空約)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고, 현실적인 경제성장률 목표는 공약으로 삼기에는 전혀 매력적이지 않을 테니까.

강두용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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