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인터뷰] 이정한 한국여성경제인협회 회장

“지원 정책 현실화… 277만 여성 경제인 대변하겠다”

이정한 한국여성경제인협회장이 협회의 운영 방향성과 중점 사업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윤원규기자
이정한 한국여성경제인협회장이 협회의 운영 방향성과 중점 사업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윤원규기자

“여성 경제인이라면 누구나 오고 싶어하는 협회를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올해 1월부터 한국여성경제인협회의 새로운 수장을 맡게 된 이정한 회장. 30년 넘게 경기지역에서 금속 원자재 중소기업을 운영하며 성공한 여성 CEO로 자리매김한 그는 지난달부터 여성 경제인들을 대표하는 역할을 맡게 됐다. 기업 운영 경험과 함께 앞서 한국여성경제인협회 경기지회장을 역임하며 리더십을 견고히 다진 그는 여성 경제인들의 권익 신장을 위해 지금도 고군분투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느 때보다 리더의 중요성이 커지는 지금, 앞으로 3년간 한국여성경제인협회를 이끌어갈 이정한 회장을 만나 협회의 방향성과 중점 사업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Q. 올해부터 여성경제인협회를 이끌게 됐는데.

A. 우리나라는 전 세계적으로 미국을 제외하고 여성 기업 지원에 관한 법률이 있는 유일한 나라다. 이처럼 좋은 정책과 제도가 있지만 애석하게도 잘 지켜지지 않는 부분들이 많이 있다. 임기 동안 여성 기업을 위한 정책과 제도가 현실화될 수 있도록 꾸준히 독려하고, 여성기업의 참여를 확대시키겠다.

또 277만 여성 경제인들이 함께 하고 싶은 협회를 만들고자 노력하겠다. 수많은 여성 경제인들이 협회를 알지 못하거나 가입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협회의 문턱을 낮춰 여성 경제인이라면 누구나 쉽게 찾고, 도움을 청할 수 있는 따뜻하고 친근한 협회를 만들고 싶다.

 

Q. 한국여성경제인협회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준다면.

A. 한국여성경제인협회는 1999년 ‘여성기업지원에 관한 법률’ 제13조에 의해 설립된 우리나라 최초의 법정여성경제단체다. 현재는 대한민국의 277만 여성 경제인을 대변하고 여성 경제인의 권익보호, 여성의 기업활동 촉진을 위해 다양한 지원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2019년에는 ‘여성경제연구소’를 설립, 여성 기업의 성장과 발전을 위한 다양한 연구조사와 정책제안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2020년에는 기획재정부로부터 ‘지정기부금 단체’로 지정받아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이를 바탕으로 상생형 여성기업 지원 및 한부모 여성가장 지원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추진 중이다.

 

Q.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기업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여성 기업들은 어떤 어려움을 겪는지.

A. 코로나로 기업들이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지만, 특히 여성기업의 경우 그 타격이 더욱 크다. 여성기업은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데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로 여파가 큰 숙박·음식점업, 도소매업, 부동산업의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많은 여성기업이 코로나로 인한 매출 감소와 재무상황 악화로 고통받고 있으며, 한편으로는 가정과 일의 양립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에 힘들어 하고 있다.

협회 차원에서는 이 같은 여성 기업인들의 애로사항을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여성기업의 생존과 매출 증대를 위한 전문 상담과 애로해결, 공공조달시장 진출 확대, 비대면 바이어 상담회를 통한 수출지원, 라이브커머스, 홈쇼핑, SNS 진출을 도와 내수판로를 지원하는 W-디지털판로지원사업 등을 추진 중이다.

 

Q. 올해 가장 역점을 두는 사업이 있다면.

A. 여성경제연구소와 여성기업종합지원센터의 역할을 확대시키고자 한다. 예전 여성 기업인들은 대부분 생계유지나 남편의 부도 등으로 무작정 사업에 뛰어든 경우가 많았다. 또 여성의 교육수준이 낮았고, 경제활동을 하는 여성이 적다 보니 남성 기업보다 기술력이나 자본력이 뒤떨어지는 경향이 컸다.

하지만 현재는 여성의 교육수준이 남성과 동등해지고, 2030 젊은 여성을 중심으로 새로운 기술 기반 창업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금이 여성 기업에 가장 중요한 시기인 만큼 여성 기업의 길라잡이가 될 여성경제연구소와 여성기업종합지원센터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본다.

연구소와 센터를 통해 여성기업에게 정말 필요한 정책이 무엇인지, 여성 기업이 겪는 애로사항이 무엇인지 체계적인 연구조사를 진행해 여성기업 맞춤형 지원을 가능케 하고 싶다.

또 이를 기반으로 정부에 여성 기업을 위한 정책을 제안하고 여성이 기업하기 좋은 환경, 여성 기업이 강소기업으로 성장하여 세계를 누비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데 힘쓰고자 한다.

 

Q. 올해부터 여성기업주간이 시행된다고 들었는데.

A. 작년 10월 여성경제인의 자긍심을 고양하고 여성기업에 대한 국민의 인식을 높이기 위해 1년 중 1주간을 ‘여성기업주간’으로 지정하는 법안이 신설됐다. 올해 7월 처음으로 개최될 예정이다. 이 기간 동안 경제 발전에 기여한 여성 기업인을 포상·홍보하고, 컨퍼런스를 개최하는 등 여성 경제인의 자긍심을 높이고 여성 기업에 대한 인식 제고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자 한다.

제1회 여성기업주간이 성공적으로 개최돼 여성기업의 위상을 높이고, 국민경제 발전에 대한 여성 기업의 역할과 기여에 대해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여성 경제인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과 지지를 모을 수 있도록 많은 응원 바란다.

 

Q. 앞으로의 목표와 계획이 있다면.

A. 협회가 앞장서서 여성기업을 기부와 봉사활동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으로 이끌어 사회적 책무를 다하고, 함께 성장하는 여성기업의 이미지를 공고히 다지겠다.

특히 우리나라에 많이 분포한 다문화 가정을 지원하는 방안들을 중점적으로 구상 중이다.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지 못하고 방황하는 경우가 많은데, 여성기업의 장점을 살려 이들에게 어머니의 따뜻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다문화 가정 아이들을 잘 다독여 우리나라에 잘 적응시키고 훗날 사회의 일원으로 역할을 해낼 수 있도록 성장하도록 돕고 싶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ESG 가치의 실현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명관·한수진기자 / 사진=윤원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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