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초점] GTX 대선공약 타고, 집값 다시 '들썩'

대출 규제와 금리인상 등으로 하락세로 접어들던 경기지역 아파트값이 대선 후보들의 광역 교통망 개발 공약으로 또다시 요동치고 있다. 지난해 GTX 호재 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크게 상승했던 만큼 이 같은 공약들이 경기도 부동산시장을 뒤흔들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일 대선 후보들의 공약 등을 종합하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파주 운정에서 동탄을 잇는 GTX-A 노선과 고양 덕정에서 수원까지 이어지는 GTX-C 노선을 평택까지 연장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도 GTX A·B·C 노선을 연장하는 내용 등이 담긴 GTX 플러스 프로젝트 공약을 제시했다. GTX-A 노선의 경우 동탄~평택 연장을 추진하고 GTX-C 노선의 북부는 동두천까지, 남부는 병점·오산·평택까지 연장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일시적으로 하락세로 접어들었던 관련 지역에서는 집값 상승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양 후보의 공약에서 언급된 평택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상승률은 지난달 3일 0.04를 기록한 뒤 10일 0.14까지 반등, 이후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말 보합세로 전환됐던 파주에서도 GTX-A 노선의 연장 계획 발표로 최근 3주간 매매가격지수가 상승했다. 경기지역에서 집값이 하락하는 곳이 늘고 있는 흐름과는 상반되는 모습이다.

실제로 해당 지역들에서는 공약 발표 이후 가격이 상승해 매매가 체결되고 있는데, 특히 매물이 적은 중대형 평수 위주로 상승세가 확연하게 나타났다.

평택에서는 평택용이푸르지오2차 전용 129㎡가 지난달 18일 5억2천만원으로 최고가를 경신했다.

파주에서는 약 1년 반 사이 매매가격이 2배 가깝게 상승한 거래가 확인됐다. 지난 2020년 8월 7억475만원(20층)에 거래됐던 운정신도시아이파크 전용 109㎡는 지난달 24일 15억2천500만원에 매매가 체결됐다. 현재 등록된 8건의 매물도 15억~18억원 사이에 가격대가 형성돼 있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대선 후보들의 GTX 공약 등으로 일부 매물들의 호가가 상승하고 있다”면서 “1년 반 동안 거래가 없던 109㎡ 매물도 GTX 호재의 영향을 크게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은 각종 개발 계획이 담긴 대선 공약이 집값 안정화에 있어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과거에도 대선을 앞두고 각종 개발 공약으로 집값이 상승했던 경우가 많았다”면서 “집값 안정화에 있어 우려가 되는 부분”이라고 제언했다.

한편 정부도 대선 후보들의 GTX 공약을 두고 우려를 내비치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는 최근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1월 들어 일부 지역의 주택가격이 선거 과정에서의 대규모 개발 공약에 영향을 받는 조짐도 있다”며 “정부는 심각한 우려를 가지고 특이동향에 대해 면밀히 모니터링 중”이라고 언급했다.

한수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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