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년간 해묵은 난제 해결하며 미래를 준비했다. 올해에는 미래를 향한 주춧돌을 놓겠습니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민선 7기 임기의 마지막 해인 임인년(壬寅年)에 현재 해결 중인 현안을 끝까지 마무리하고 미래 발전을 위한 첫 단추를 끼워 넣을 계획이다.
박 시장은 “2022년 새해는 정말 인천의 중요한 도약의 한 해가 될 것”이라며 “민선 7기 만이 해결할 수 있고, 해결 중인 일들을 끝까지 마무리하는 노력과 함께 인천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해야 할 일은 반드시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박 시장은 “본격적으로 궤도에 오르기 시작한 미래전략산업들을 뒷받침할 수 있는 체계의 구축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기업뿐만 아니라 다양한 단위 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고 수입 의존율 90%에 달하는 원부자재의 국산화 등을 이뤄내겠다”고 했다. 이어 “인천지역의 견실한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이 미래전략산업들의 든든한 산업생태계 기반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만드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다음은 박 시장과의 일문일답.
Q. 올해 재선 도전을 앞두고 있는데.
A. 중부 권역에서 재선에 도전하는 여당의 유일한 광역자치단체장이라는 사명감을 느끼며 맞이하는 2022년이다. 민선 7기에 여러 성과도 많았지만 이어가야 할 부분이 여전히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올해는 그 기초를 더욱 단단히 다질 예정이다.
지난 3년 임기 동안 큼직한 성과를 거둔 것도 많지만, 이제 막 새싹이 움튼 것들도 많다. 그 새싹들을 끝까지 책임지고 키워내고 싶다. 시민들과 함께 결실을 수확해 나눌 때까지 흔들림 없이 키워보고 싶다.
지금까지 재선에 성공한 민선 인천시장은 단 2명뿐이다. 그마저도 12년 전이 마지막이다. 해묵은 난제들을 해결하면서 느낀 것은 시장의 잦은 교체 때문에 연속성을 잃고 표류한 정책들이 절대로 적지 않다는 것이었다. 가장 큰 사례가 인천의 최대 현안으로 남아 있는 수도권매립지 문제이다. 정책의 연속성 없이 잘못된 합의가 맺어짐으로써 그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인천시민이 감내하고 있다.
올해 지방선거에서 성과를 나열하는 것을 통해 재신임을 받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모든 성과는 더 큰 발전과 새로운 성과를 위한 씨앗으로 삼겠다.
특히 무릇 정치인이라면 성과를 자랑하기보다는 비전을 제시할 줄 알아야 한다고 본다. 해묵은 과제들을 해결했다면 이제 그 해결의 연장선에서 새로운 미래를 그릴 수 있어야 한다. 80년 만에 부평 미군기지인 캠프마켓을 돌려받았다면 이를 시민들의 공원, 풍성한 문화 인프라로 재탄생시켜야 하고, 멈춰있던 월미바다열차를 본 궤도에 올려놓았다면 이를 통해 지역 경제를 더욱 활성화할 수 있는 포괄적인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모든 성과는 버전 2.0로 이어가야 한다.
인천시민 모두가 이 같은 정치, 이러한 인천시장을 선택해주리라 믿는다.
Q. 여야 대통령 후보에게 제안하고 싶은 인천의 공약 하나만 고른다면.
A. 그동안 인천은 대한민국의 발전을 견인하고 지원하는 도시로서 묵묵히 역사의 의무를 수행해왔다. 하지만 이로 인해 감수해야 할 피해와 고통 역시 컸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경제자유구역과 산업단지 혁신을 중심으로 바이오·수소·항공정비(MRO)와 같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어갈 첨단산업 핵심도시로 부상하고 있다.
성장한 도시, 높아진 위상, 300만 시민의 자부심을 담아 만든 것이 바로 ‘인천 대선공약 20선’이다. 과거엔 서울 중심 대선공약이 만들어지면 인천 공약은 부수적으로 따라붙는 행태였다. 하지만 이번 공약 전달을 통해 각 당 대선 후보들께 인천시민이 선택한 의제를 알리고 공약에 반영할 수 있도록 일종의 ‘가이드’를 제시했다는 데 그 의미가 있다.
무엇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은 없지만, 굳이 하나를 꼽으라면 ‘환경’ 관련 공약이다. 2025년 수도권매립지 종료 실현과 영흥화력발전소 조기 폐쇄 등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반드시 가야 할 환경 이슈를 가볍게 봐서는 안 된다.
인천이 계속 앞장서겠다. 대선 후보들께서도 ‘환경특별시 인천’이라는 미래 청사진을 통해 ‘환경선진국 대한민국’의 비전을 그려줬으면 한다.
Q. 취임 첫날부터 노란색 민방위복을 입었는데, 올해에도 쉽게 벗지 못할 것 같은데.
A. 노란색을 참 좋아하긴 하지만, 노란색 민방위복을 보고 있으면 만감이 교차한다. 태풍 쁘라삐룬 때문에 취임 첫날부터 민방위복을 입었는데 이후 아프리카돼지열병, 수돗물 사태, 코로나19까지 이어지면서 그동안 양복보다 민방위복을 입은 날이 훨씬 많다. 하도 입고 다니느라 낡고 해져서 바꿔 입은 옷만 4벌이다.
민방위복이 해질 정도로 민선 7기는 다사다난했다. 하지만 그 덕분에 늘 긴장하고 집중하면서 시정에 매진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잘한 일, 못한 일, 기뻐할 일, 아쉬운 일들이 날줄과 씨줄처럼 얽히면서 오늘의 인천이 펼쳐졌다. 무엇보다 300만 시민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 왔다는 점이 가장 기쁘고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Q. 임기 동안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가장 큰 성과를 꼽는다면.
A. 성과로는 인천이 바이오, 수소, MRO 산업 등 미래 먹거리 산업의 중심으로 부상한 부분을 꼽고 싶다. 인천만이 아닌,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를 주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책임감과 함께 자신감도 생겨났다.
특히 송도·청라·영종 등 인천경제자유구역이 본연의 특성을 살려 각기 신산업 중심지가 되고 있다는 점은 정말 큰 성과다.
송도 바이오 클러스터는 명실상부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바이오 클러스터로 자리 잡았다. 덕분에 인천은 지난 2018년부터 세계 1위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 도시라는 타이틀을 유지하고 있다. 인천이 유치한 바이오공정인력양성센터와 K-바이오랩허브 구축, 그리고 앞으로 공모 예정인 ‘글로벌 백신 연구단지’ 유치 등을 통해 인천을 명실상부한 바이오 도시로 만들겠다.
청라는 수소 산업의 중심지로 떠오른다. 국내 소부장 산업의 수소 전환 지원 및 집적화가 순조롭다. SK는 액화수소플랜트 구축에 5천억원을 투자하고, 현대모비스는 1조원 규모의 수소연료전지 연구·생산시설을 청라에 구축할 예정이다. 청라는 수소산업 혁신의 허브 기능을 담당하며, 이를 통해 명실상부한 수소 선도 도시로 탄생할 것이다.
영종은 인천국제공항이라는 입지적 경쟁력과 수요에 기반해 항공기를 직접 생산하는 제조를 제외하면 가장 부가가치가 높은 분야라고 할 수 있는 항공기 개조사업 분야 중심지로 우뚝 설 것이다.
Q. 반대로 아쉬웠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A. 그동안 ‘진정한 독립 인천’을 만들기 위해 쉼 없이 달려왔다. 인천e음을 통한 ‘경제 독립’, 재정 위기 도시에서 재정 최우수 단체로 도약한 ‘재정 독립’, 스타트업파크와 미래 산업 육성을 통한 ‘일자리 독립’, 복지기준선 설정을 통한 ‘복지 독립’이 그 결과다.
특히 ‘인천e음’의 성장은 ‘사용자의 편의성’을 최우선에 두고 설계한 점이 주효했다. 전국 최초로 ‘후 캐시백 인센티브’ 구조를 도입, 지역 내에서의 소비가 또 다른 소비를 낳는 선순환이 일어나게 했다.
하지만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인천e음이 지역경제 선순환의 기초를 마련한 것은 괄목할만한 성과지만, 완성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도약과 전환을 모색해야 한다. 코로나19가 아니었다면 버전 2.0의 인천e음까지 도모해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진한 아쉬움이 분명 있다. 진정한 ‘경제 독립’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인천e음의 진화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있다.
이민우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