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 인천공판장 새해 첫 경매
“지난해는 코로나19로 너무 힘들었지만 올해는 바다처럼 풍요롭기를 소원합니다.”
3일 새벽 4시30분께 인천 중구 연안부두 인근의 수협중앙회 인천공판장. 인천 중구에 사는 중도매인 최경술씨(75)가 올해 첫 경매를 기다리며 5열 종대로 늘어선 생선을 살펴본다. 40년 넘게 인천지역 수산시장에 수산물을 납품하는 중도매인으로 일한 최씨는 지난해 코로나19와 어획량 감소로 가장 힘든 한 해를 보냈다고 했다. 그는 “오늘은 인천에서 인기가 좋은 홍어 상태와 가격이 모두 좋다”며 “새해 첫 경매를 기분좋게 시작했으니, 새해에는 좋은 일만 생길 것 같다”고 했다.
서해어장에서 가장 큰 냉동생선 경매장인 인천 공판장에는 이날 인천과 충남 보령·대천, 전북 군산 등 서해 앞 바다에서 잡은 생선들이 주인을 기다린다. 중도매인들은 새해 첫 경매에 들뜬 표정으로 홍어, 아귀, 백조기, 꼴뚜기, 갈치 등의 상태를 미리 확인하느라 분주하다.
경매 시작 종소리가 울린 뒤 중도매인과 경매사 간의 현란한 손놀림과 추임새가 섞이더니 60㎝는 족히 넘어보이는 민어 1마리가 15만원에 중도매인의 손에 안긴다. 이날 첫 경매에서는 약 2만4천t, 시세 1억원 상당의 냉동생선이 중도매인에게 낙찰됐다.
중도매인들이 경매 냉동생선을 낙찰받으면, 이때부터 중도매인과 소매상 간 거래의 시간이 시작한다.
소매상 이종순씨(83)는 “50년째 매일 아침 공판장을 오가고 있지만, 요즘처럼 손님은 없고 생선값은 올라 어려웠던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새해도 왔으니 서로 힘내다보면 상황이 나아질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인천종합어시장 상인 박경선씨(64)도 “오늘은 코로나19로 풍어를 기원하는 초매식을 못했는데, 내년 첫 경매날에는 초매식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어획량도 늘고, 사가는 사람과 파는 사람 모두가 행복한 한해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박형중 수협중앙회 인천공판장은 “코로나19로 모두가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어 생선의 거래가 활발하지 않고, 어획량도 많이 줄었다”며 “임인년 새해를 맞이하는 어업 관련인들이 모두 행복하고, 풍요로운 1년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김지혜·최종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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