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는 6·1지방선거 인천시교육감] 진보·보수 분열 속 대립양상… 후보 단일화 최대 변수

도성훈 현 시교육감 재선 도전 의사
고보선 등 중도·보수후보군 7명 달해
권진수·최계운도 교육계서 잔뼈 굵어
서정호 시의원 탈당감수 독자노선 선언

오는 6월1일 치러지는 인천시교육감 선거는 진보와 보수진영 모두 분열 속에서 대립 양상을 띄고 있다. ‘분열은 필패’라는 공식이 매번 통해온 인천이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

이번 인천시교육감 선거는 출사표를 던진 인물만 12명에 달한다. 진보진영 4명은 단일화 논의를 시작조차 하지 못하며 각자의 길을 걷고 있고, 중도보수 진영 7명의 후보는 2개 단체로 분열해 선거에 뛰어든 상태다. 여기에 현직 시의원은 탈당까지 감수하며 독자노선을 걷겠다고 선언했다.

인천의 교육감 선거는 직선제로 치러진 선거 중 2번의 선거에서 단일화에 성공한 진영이 승리했다. 2014년 주민 직선 2대 교육감 선거에서 보수진영 후보 3명이 단일화를 하지 못하면서 진보진영 단일 후보였던 이청연 전 교육감이, 2018년 지방선거 당시에도 보수진영이 단일화에 실패하면서 도성훈 현 교육감이 당선에 성공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양 진영이 모두 단일화를 이뤄내지 못하는 모습은 이번 선거의 가장 큰 변수다. 이는 곧 양 진영 중 어느 하나라도 단일화를 이뤄낸다면, 승기가 그 방향으로 기울 것이란 얘기기도 하다.

일단 진보진영에서 가장 먼저 출사표를 던진 인물은 현직 교육감인 도 교육감이다. 그는 지난해 신년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공식적으로 재선 도전 의사를 밝혔다. 도 교육감은 전교조 활동을 이유로 해직당한 뒤 해직교사 신분으로 전교조 인천지부 사무국장, 수석부지부장 등을 맡았고, 2차례 전교조 지부장을 지내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정책보좌관이던 인물이 교장공모제 면접 과정에서 면접 응시자가 만든 문제를 그대로 출제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으면서 청렴성에 상당한 타격을 입은 상태다. 진보진영 내부에서도 교육감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올 정도다. 앞서 초대 직선 교육감인 나근형 전 교육감과 2대 이청연 전 교육감이 모두 비리에 연루, 실형을 선고받은 상황이라 청렴성에 타격을 입은 것은 가장 큰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진보진영 고보선 인천교육과학원장도 이미 출마 의사를 밝힌 상태다. 고 원장은 인천의 혁신학교 교장 등을 역임한 대표적인 진보진영 교육계 인물로, 교육계 안팎의 지지도가 높다. 고 원장 역시 단일화의 중요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만큼, 출마 선언 당시 진보진영의 단일화 경선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진보진영에서는 아직 공식 출마를 선언하진 않았지만, 임병구 석남중학교 교장과 성기신 배움의 공동체 대표도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중도·보수진영의 후보군은 7명에 달한다. 당초 보수진영은 올바른교육사랑실천운동본부(올교실) 주도로 단일화를 추진해왔다. 그러나 올교실의 단일화 추진 방식에 불만을 품은 후보군들과 보수진영 내부의 의견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인천미래교육연대(인교련)라는 새 단체가 출범했다.

현재 올교실에는 고승의 덕성장학재단 이사장과 이대형 인천시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이 단일화 경선 후보 등록을 마친 상태다. 고 이사장은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당시 도 교육감에 이어 2위를 차지한 인물로 보수진영 교육계에서 오랜 기간 활동해온 인물이다. 이 교총 회장은 현역 교원단체 회장인 만큼 보수진영에서는 가장 탄탄한 조직력을 갖춘 인물로 꼽힌다.

후발 단체인 인교련에는 5명의 후보가 경선에 참여했다. 권진수 전 인천시교육청 부교육감과 최계운 인천대 명예교수, 허훈 하이텍고 전 교장, 김덕희 인천재능대 교수, 이배영 인천사회복지사협회장 등이다. 이들은 모두 교육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권 전 부교육감은 교단과 행정을 모두 아우른다는 강점이, 최 명예교수는 교육부 등 상위기관과의 원활한 소통 능력이, 허 전 교장은 교단에 필요한 점을 가장 잘 알고 있다는 강점이, 이 협회장은 시교육청 공무원 출신이라 내부 사정에 밝다는 점이 각각의 강점으로 꼽힌다.

이 밖에도 서정호 인천시의원은 더불어민주당에서 탈당한 뒤 인천시교육감 선거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 인천시의회 교육위원회에서 활동했던 그는 전교조 출신이 아니면 경선에서 불리해지는 구조를 비판하며 당을 버리고 중도를 택한 상태다.

지역 내 한 교육관계자는 “이번 인천교육감 선거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양상”이라며 “누가 먼저 단일화에 성공하느냐에서 성패가 갈릴 것”이라고 했다. 이어 “단일화에 모두가 실패해 역대 가장 많은 후보들이 치르는 선거전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고 했다.

김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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