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는 6·1지방선거 인천시장] 16년 만에 재선 성공 vs 탈환 노리는 野… 초미의 관심

민주 박남춘 시장 입지 다지기 본격화 속
홍영표·윤관석·김교흥·박우섭 등 촉각
국힘 유정복·이학재·안상수·윤상현 채비
정의당은 문영미·이정미 등 출마 저울질

오는 6월1일 치러지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인천시장 선거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의 수성, 국민의힘의 탈환에 관심이 쏠린다.

그동안 인천시장 선거는 특정 정당이나 지역색 등이 없이 당시의 국내 정치 판세에 큰 영향을 받아왔다. 이 때문에 앞서 열리는 제20대 대통령선거의 결과가 지방선거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대선에서 승리한 대통령이 지방선거를 고작 1개월도 채 남겨두지 않은 5월10일에 취임하는 만큼, 대선 승리의 후광이 지방선거에도 고스란히 비쳐질 가능성이 크다.

더불어민주당은 박남춘 인천시장의 재선 도전이 확실한 가운데, 당내 경선 여부가 주목받는다. 민주당이 대선에서 승리하면 박 시장의 재선 가도에 여러 후보가 도전장을 내밀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 국민의힘에서는 유정복 전 인천시장과 이학재 전 인천시당위원장 등이 시장직 탈환에 나선다.

앞으로 여·야의 주요 후보들은 3월 중순께부터 대선에서 자신의 역할을 비롯해 정치적 지지기반 등을 내세우며 본격적인 공천 경쟁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 민주당, 박남춘 시장 재선 도전…홍영표·윤관석·김교흥·박우섭·홍미영 하마평

민주당에서는 박 시장이 가장 유력한 후보다. 박 시장은 최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중부권역에서 재선에 도전하는 여당의 유일한 광역단체장이라는 사명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그동안 인천의 해묵은 난제들을 해결에 집중하는 과정에서 시장의 잦은 교체로 연속성을 잃고 표류한 정책이 상당하다고 강조한 만큼, 정책의 완수를 위해선 재선이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다. 박 시장은 과거 ‘부채 도시’라는 오명까지 썼던 인천시가 재정 최우수 단체로 지정받은 점, 그리고 ‘경제 독립’을 위한 인천e음 정책 등을 자신의 최대 성과로 꼽는다. 박 시장이 앞으로 재선에 성공하면 지난 2006년 안 전 시장의 재선 이후 무려 16년만의 재선 시장의 등장이기도 하다.

이와 함께 같은 당에서는 4선의 홍영표 국회의원(부평을)을 비롯해 3선의 윤관석 국회의원(남동을), 재선의 김교흥 국회의원(서갑), 박우섭 전 남구청장, 홍미영 전 부평구청장 등이 시장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 중 홍 의원은 최근 당대표 경선에서 송영길 의원에게 석패한 데다, 당내 대선 후보 경선에서도 이낙연 후보를 지지해 온 탓에 정치적 입지가 좁아진 상태다. 하지만 그동안 당 원내대표 등을 지내며 쌓은 인지도와 탄탄한 지지기반 등이 강력하다.

윤 의원은 송 의원이 당대표를 맡은 직후 사무총장을 맡는 등 존재감을 한껏 끌어올린 모습이다. 이를 통해 각종 교통 정책 등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자신의 지역구인 남동구뿐만 아니라 인천 전역에서의 인지도를 높여왔다.

김 의원은 최근 서구지역의 현안인 옛 경인고속도로(인천대로) 주변 재생사업의 국비 확보 등을 성과로 보여주고 있는 데다, 과거 인천시 정무부시장과 국회 사무총장 등을 지내면서 쌓은 인지도가 상당하다.

하지만 이들 3명의 국회의원은 현재까지 시장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박 시장이 당내 경선 없이 재선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또 박 전 구청장도 지난해부터 일찌감치 이재명 대선 후보의 지지모임인 인천기본소득포럼을 만드는데 앞장서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며 당내 인지도를 한창 끌어올려둔 상태다. 지난 2018년 시장 선거에 출마했던 홍 전 부평구청장 역시 이 후보의 지지모임인 인천민주평화광장의 수석공동대표를 맡는 등 지역안팎에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일단은 대선이 우선이기에 박 시장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자신의 출마를 거론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이어 “대선 결과에 따라 상황이 급변할 가능성이 커 아직은 예측이 불가한 상태”라고 했다.

■ 국민의힘, 시장직 탈환 총력…유정복·이학재·안상수·윤상현 등

국민의힘에서는 유 전 시장과 이 전 인천시당위원장이 직·간접적으로 인천시장 선거 출마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유 전 시장은 지난 지방선거와 총선에서 잇따라 낙선했으나, 여전히 높은 인지도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최근 인천시당위원장 선거에서 배준영 의원(중·강화·옹진)에게 패배해 정치적 타격을 받은 상태다.

유 전 시장은 연이은 선거 패배 이후 정치활동이 뜸했지만, 대선 후보 경선에서 막판에 윤석열 후보 캠프에 합류해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데 이어 최근엔 인천의 공동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맡는 등 몸값을 키우고 있다. 여기에 봉사활동 등 지역활동도 활발하게 벌이며 지방선거에 대비하고 있다.

이 전 시당위원장은 ‘정권교체, 인천100일 대장정’을 통해 인천지역 곳곳의 현안을 파헤치고 문제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등 인천 전역으로 외연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앞서 이 전 시당위원장은 윤 후보의 경선 캠프에서 상근 정부특보를 맡는 등 중앙 정치에서도 활동을 해왔다. 더욱이 지난 지방선거에서는 인천시장 후보 자리를 유 전 시장에게 경선 없이 양보했던 만큼, 이번에는 본인이 직접 선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안상수 전 인천시장과 윤상현 의원(동·미추홀을)의 시장 출마설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안 전 시장은 21대 총선에서 출마해 윤 의원에게 패했지만, 지난해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에도 나서는 등 존재감이 남아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윤 의원은 지난 총선 과정에서 함바(건설현장 간이식당) 브로커 유상봉씨와 연루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의 1심 재판 결과가 곧 나올 예정으로, 그 결과에 따라 선거 출마 여부가 판가름날 전망이다.

■ 정의당, 문영미·이정미 등 출마 예상…거대 양당 초접전시 캐스팅보트

정의당에서는 오랫동안 지역에서 활동해온 문영미 인천시당위원장과 이정미 전 당대표의 인천시장 선거 출마가 점쳐지고 있다.

문 시당위원장은 미추홀구의원을 3차례 지내면서 지역 현안에 밝다는 점이 장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총선에서 송도를 중심으로 한 연수을 선거구에 출마하는 등 인천에 자리를 잡은 상태다.

앞서 정의당은 지난 7회 지방선거에서 김응호 시당위원장이 시장에 도전해 3만7천472표(2.82%)를 받았다. 그동안 당의 정체성을 알리고 지지세를 확장하기 위해 3회(민주노동당 김창한), 4회(민주노동당 김성진), 5회(진보신당 김상하) 등 꾸준하게 시장 후보를 내기도 했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시장 선거가 민주당과 국민의힘 후보 간 초박빙으로 흐를 경우 정의당 후보의 득표력이 당락에 결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즉 캐스팅보트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의당 후보로 누가 나설 것인지, 어느 정도 득표가 가능한지 등에 관심이 모인다.

김민·이민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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