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전사 열정 ‘코로나 동토’ 녹인다
코로나19 사태가 2년간 이어지며 체육계가 유례없는 암흑기에 빠진 가운데, 선수들에겐 정상적으로 훈련을 할 수 있는 여건이 그 어느때 보다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코로나 동토’에서도 한달 앞으로 다가온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과 오는 9월 열릴 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는 향토 선수들은 저마다 올림픽과 아시아 정상을 꿈꾸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2월4일 개막해 17일간 열릴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85개국 참가 선수들이 15개 종목에 걸쳐 109개의 금메달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9월10일부터 25일까지 열릴 45억 아시아인의 축제인 항저우 아시안게임도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45개 전 회원국이 40개 종목서 482개의 금메달을 놓고 자웅을 겨룬다. 이에 대한민국 체육을 앞장서 이끌고 있는 경기ㆍ인천의 스포츠 스타들은 개인과 향토의 명예를 드높이며 새해 벽두에도 기량을 다지고 있다. 베이징 동계올림픽과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활약이 기대되는 향토 선수들을 조명해본다.
편집자 주
■ 쇼트트랙 최민정ㆍ황대헌 ‘금빛 질주’ 예고
대한민국은 베이징 동계올림픽서 1~2개의 금메달로 ‘15위 이내 진입’을 목표로 삼았지만 내심 3개 안팎의 금메달로 톱10도 기대하고 있다. 베이징 동계올림픽 ‘톱10’ 진입의 선봉장 역할이 기대되는 선수는 여자 쇼트트랙의 최민정(25ㆍ성남시청)이다. 최민정은 세계 최고 수준의 여자 중장거리 간판으로 1천m와 1천500m 유력 금메달 후보다. 이번 대회서 개인전 뿐만 아니라 자신이 주축이 된 여자 3천m 계주에서도 2018 평창 대회에 이어 2연패에 도전한다.
쇼트트랙 남자부의 황대헌(24ㆍ한국체대)도 1개 이상의 금메달이 가능할 전망이다. 안양 부흥고 출신인 황대헌은 현재 남자 1천m 세계기록 보유자로 지난 평창 대회 500m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이번 대회서는 지난 대회 1천500m 최하위 탈락의 수모를 씻고 메달을 따내겠다는 각오다.
아울러 성남 서현고 출신 이유빈(22ㆍ연세대)도 평창대회 여자 3천m계주 금메달의 기세를 이을 것으로 보이며, 평촌고 출신 서휘민(21ㆍ고려대)도 청소년 올림픽과 선수권대회서 금메달을 휩쓴만큼 생애 첫 올림픽에서의 활약이 기대되고 있다.
또 스피드스케이팅서는 평창 대회 남자 500m 은메달리스트 차민규(30ㆍ의정부시청)와 남자 1천500m 동메달리스트인 중장거리 간판 김민석(24ㆍ성남시청)도 메달권 진입을 넘어 금메달이 기대되는 자원들이다.
이 밖에 ‘제2의 김연아’로 불리며 청소년 올림픽과 대륙선수권 대회서 정상에 오른 피겨스케이트 유망주 유영(19ㆍ군포 수리고)도 선전이 기대된다.
■ 도쿄의 감동을 항저우로
2020 도쿄올림픽 메달리스트들이 펼칠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의 선전도 기대가 모아진다.
아시안게임 선봉장으로는 체조의 여서정(21ㆍ수원시청)이 꼽힌다. 여서정은 도쿄 올림픽 기계체조 도마서 한국 여자 체조사상 최초의 메달을 획득한 데다, 아버지 여홍철 경희대 교수(1996년 애틀란타 올림픽 은메달)에 이어 대한민국 최초로 부녀(父女)가 같은 종목서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돼 화제를 낳았다. 경기체고 1학년에 재학 중이던 지난 2018년 자카르타ㆍ팔렘방 아시안게임서 국내 최초로 도마 금메달을 따내 이번 대회서 2연패에 도전한다.
펜싱의 김준호(29ㆍ화성시청)도 도쿄올림픽 사브르 단체전 금메달의 기세를 이어 이번 대회서 개인전 메달에 도전한다. 지난 자카르타ㆍ팔렘방 대회서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개인전 출전 자격이 없었기 때문에 이번 대회를 벼르고 있다.
유도의 안바울(27ㆍ남양주시청)도 남자 66㎏급서 대회 2연패를 노린다. 지난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은메달, 도쿄올림픽서 동메달을 획득하며 꾸준한 기량을 과시한 안바울은 아시안게임 2연패로 올림픽서 못이룬 금메달 꿈을 이루겠다는 다짐이다.
■ 새로운 ‘아시아의 별’ 꿈꾸는 기대주들
세계선수권대회와 국내ㆍ외 주요 대회서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지만 명성을 바탕으로 아시안게임서 새로운 도약을 꿈꾸는 향토 유망주들도 많다.
양궁의 이우석(26ㆍ코오롱)은 인천체고 졸업 후 코오롱에 입단해 전국체전과 아시아선수권, 유니버시아드 대회를 제패하며 주가를 올렸지만 유독 아시안게임과는 인연이 없었다. 특히 상무 복무 시절인 지난 2018년 자카르타ㆍ팔렘방 대회 개인전서 김우진(청주시청)에 패해 준우승했고, 단체전서는 대만에 패하며 은메달만 2개를 안은 채 귀국해 아쉬움을 남겼다. 이번 대회서 기필코 금메달을 목에 걸어 2024년 파리 올림픽까지 기세를 이어가겠다는 다짐을 보이며 활시위를 당기고 있다.
역도의 신록(21ㆍ고양시청)도 지난해 12월9일 세계역도선수권대회 남자 61㎏급서 한국인 첫 3관왕에 오른 기세를 아시안게임으로 이어가 아시아 무대 정복을 꿈꾼다. 세계선수권서 신록은 인상 132㎏, 용상 155㎏, 합계 286㎏으로 3관왕에 올랐다. 인상 기록은은 한국신기록이다. 가파른 성장세를 바탕으로 북한, 중국 선수들과 우승을 다툴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수원 청명중을 졸업하고 막바로 실업팀에 입단한 ‘탁구요정’ 신유빈(19ㆍ대한항공)도 도쿄올림픽서 대표팀 에이스로 자리매김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도쿄에서 노메달에 그친 한을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서 풀겠다는 각오다. 신유빈은 도쿄올림픽서 단식 32강, 단체전 8강에 머물며 눈물을 삼켰지만, 지난해 도하 세계선수권서는 여자 복식 금메달과 단식ㆍ단체전 은메달을 목에 거둔바 있어 기대를 모은다.
권재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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